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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종플루가 확산되면서 지역 곳곳에 비상이 걸린 가운데 30일 신종플루 환자가 발생한 서대전여고는 임시휴업을 실시, 교실이 텅 비어 있다. 홍성후 기자 hippo@cctoday.co.kr | ||
특히 지난주 초부터 해당 고교 학생들이 집단으로 신종플루 증세를 보였지만 학교와 병원 등은 단순한 감기로만 여겨 열흘 가까이 학생들을 방치, 학교 보건행정 체제에 허점을 드러내 학부모들의 불안감을 가중시키고 있다.
대전시교육청에 따르면 서대전여고에서 학생들이 신종플루 증세를 보이기 시작한 건 지난 20일이었다.
미열과 기침 등의 증세를 보이기 시작한 학생들은 최초 1~2명에 불과했지만 꾸준히 늘기 시작해 27일엔 15명에 이르렀다. 이 과정에서 학교는 증세를 보이는 학생들을 병원에 보냈지만 상기도 감염, 인후염 등 단순 감기라는 진단만이 돌아왔다. 이에 학교 또한 학생들이 냉방기 가동으로 인해 감기에 걸린 것으로 판단하고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27일 한 반에서 4명의 학생이 집단으로 신종플루 발병 증상을 보이자 학교는 그제서야 서구보건소에 이 사실을 유선 통보했다. 결국 29일 4명의 학생 중 3명이 신종플루에 감염됐음이 밝혀졌고 학교와 병원의 허술한 보건체계가 문제를 키운 결과를 초래했다.
특히 학생들의 감염경로가 밝혀지지 않은 상황에서 30일 두 명의 학생이 추가적으로 신종플루 증세를 보여 학부모들의 불안은 더욱 커지고 있다. 신종플루의 경우 일주일 정도의 잠복기가 있어 감염자가 어느 정도 확산될지는 향후 진행 방향을 지켜봐야 한다. 이에 따라 다수의 학생들이 거주하는 학교에서 감염성이 높은 신종플루 증세가 나타났음에도 적극적인 조치를 취하지 않은 ‘불감증’을 비판하는 여론이 대두되고 있다. 학생들의 증상이 확대되기 시작한 시점에서 적절한 조치가 이뤄졌으면 사태를 조기에 막을 수 있었다는 것이다.
감염 학생들에 대한 안일한 조치와 향후 대책 또한 도마 위에 올랐다. 학생들의 증세가 호전되고 있다곤 하지만 아직까지 감염경로가 밝혀지지 않아 감염 학생들을 단순 가택 격리조치하는 것이 능사가 아니라는 지적이다. 방학을 전후해 방과후 활동에 참여하거나 학원에 가는 학생들이 많아 자칫 2차, 3차 감염이 잇따를 수 있다는 점에서 추가 집단발병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대전 서구의 학부모 A(45) 씨는 “사태가 일파만파 커질 수 있는 학교에선 사전에 예방체제가 마련됐어야 한다”며 “집단으로 신종플루에 감염됐음에도 시와 보건당국, 학교가 안일한 모습을 보이는 건 사태를 키우는 꼴”이라고 말했다. 진창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