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대낮에 고속도로 청원 죽암휴게소에서 3000만 원이 든 돈가방을 훔쳐간 외국인 2명이 경찰의 수사망을 뚫고 해외로 도피한 것으로 드러남에 따라 출입국관리사무소의 출국정지 절차 등이 도마 위에 올랐다. <본보 20일 자 3면 보도>또한 이들이 해외로 도피하기 까지 불과 4시간 밖에 걸리지 않은 것으로 확인되면서 훔친 돈 3000만 원의 향방에 대한 의심도 커지고 있다.

◆출국정지 절차 복잡 도마 위, 용의자 도주

이 사건을 수사 중인 청주흥덕경찰서는 사건의 유력한 용의자인 페루 국적의 로드리게스(51) 씨 등 외국인 2명이 20일 오후 7시 30분경 방콕으로 출국한 것을 확인했다고 21일 밝혔다.

경찰은 사건이 발생한 뒤 이들이 탄 차량을 전국에 수배하는 한편 행방을 쫒았지만 결국 확인하지 못했고 사건이 발생한 오후 3시 30분경에서 2시간 30분이 지난 오후 6시 신원을 확인했지만 그 이후 이들에 대한 출국정지를 요청하기까지 해야 할 일이 너무나 많았다.

경찰서에서 범죄가 소명될 수 있는 검사수사지휘서와 요청 공문, 출입국조회서 등을 준비해 본청에 보고해야 했고 본청에서는 이를 근거로 출입국관리사무소에 출국정지를 요청한 시간은 사건 발생 뒤 4시간 30분이 지난 오후 8시 경.

특히 경찰은 이들이 출국하는 것을 막기 위해 출국 전 인 오후 6시 20분경 최초 출국정지를 요청했지만 출입국관리사무소에서는 요청서 보완 등의 이유로 이를 받아들이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이 요청서 등을 보완하는 사이 이들은 오후 7시 30분 태국 방콕행 대한항공편으로 출국했고 경찰이 요청서 등을 보완한 뒤 오후 8시경 재차 출국정지를 요청했지만 불과 30분 차이로 이들의 출국을 막을 수 없었다.

복잡한 출국정지 절차가 이들의 도주를 도와준 셈이다.

한 경찰 관계자는 “긴급한 사안일 경우 구두보고나 서류를 간소화 시켜 출국금지나 정지가 이뤄져야 할 필요성이 있다”고 말했다.

◆3000만 원은 어디로?

이들이 훔쳐 달아난 현금 3000만 원에 대한 궁금점도 증폭되고 있다.

이들이 3000만 원을 훔친 뒤 현실적으로 이를 가지고 출국하기 어렵다는 점과 출국하기까지 불과 4시간여 밖에 걸리지 않았다는 점은 3000만 원의 행방을 더욱 묘연하게 하고 있다.

경찰은 이들이 현금을 가지고 출국했는지 여부가 아직까지 확인되지 않고 있고 현금 3000만 원을 가지고 공항 검색대를 통과하기 어렵다는 점을 감안하면 돈이 해외로 나갔을 가능성은 희박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이들이 훔친 돈을 가지고 4시간여의 도주과정을 통해 공범을 만나 돈을 건네거나 미리 계좌를 준비해 송금하는 등의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고 환치기를 했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 관계자는 “일단 공항CCTV와 고속도로 나들목CCTV, 여권 사진 등을 분석한 결과 이들이 동일인물로 파악돼 범인으로 특정하고 수사를 벌이고 있다”며 “3000만 원의 향방은 국내조직과의 환치기 수법 등 다각도의 가능성을 열어놓고 수사를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

고형석 기자 kohs@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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