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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일 대전지방노동청 앞에서 위니아만도 직원이 회사측의 일방적인 정리해고 철회를 요구하며 1인 시위를 벌이고 있다. 전우용 기자 yongdsc@cctoday.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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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에선 30도에 육박하는 무더위로 숨이 턱턱 막히는 날씨 속에 며칠째 외로운 1인 시위가 벌어지고 있다.
충남 아산에 본사를 둔 위니아만도 직원 5명이 회사 측의 일방적인 정리해고에 맞서 교대로 1인 시위를 벌이고 있는 것.
부당해고 구제신청에 대한 충남지방노동위원회 판결을 이틀 앞둔 이들은 ‘지방노동위의 투명하고 공정한 판결을 원한다’, ‘이 나라에 법이 살아있다는 것을 지방노동위는 보여줘라’, ‘부당해고 철회’ 등의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사측과 지방노동위에 이번 해고의 부당성을 주장하고 있다.
위니아만도는 실적 부진, 경영 악화 등으로 현금 유동성이 악화되자 이를 타개하기 위해 지난 2월 480명의 기능직 근로자 중 절반에 가까운 220명을 정리해고한다는 방침을 정했다.
평균 10여 년간 근무하다 하루 아침에 일자리를 잃게 된 해고 대상자 중 120명이 희망퇴직을 신청해 직장을 떠났고, 이후 노조는 사측에게 남은 인원에 대해 전원 복직을 요구했지만 사측은 43명을 제외하고는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결국 잔여인력 중 하나 둘 퇴사한 인원을 빼고 현재 48명이 부당해고를 주장하며 복직투쟁을 벌이고 있다.
경영정상화를 위해 인력 감축이 불가피하다는 사측에 대해 해고를 통보받은 이들은 “수 년간 흑자를 달성했던 회사 측이 외국계 투기자본에 휘둘려 일방적으로 대량 해고를 결정한 것은 부당하다”며 반발하고 있다.
1인 시위에 나선 정 모 씨는 “실체도 알 수 없는 투기자본 때문에 회사가 어려워졌다고 나가라고 하는데 어이가 없다”며 “지속되는 현금유동성 위기를 노동자들에게 전가하고, 강제 구조조정으로 불법적인 정리해고를 단행한 데 대해 분개한다”고 말했다.
1999년 한라그룹의 방만한 경영으로 흑자기업인 만도기계가 부도나면서 외국투기자본인 스위스계 UBS컨소시엄에 분할 매각된 위니아만도는 2005년 CVC(씨티벤처캐피털)가 설립한 만도홀딩스㈜라는 페이퍼컴퍼니로 경영권이 넘어갔다.
이 과정에서 부채 전가와 유상감자 등으로 매년 흑자를 내던 건실한 회사였던 위니아만도는 현금유동성이 크게 악화됐고, 2007년 적자로 전환한 이후 경영난 심화로 대량 정리해고 사태에 이르게 됐다.
한편 사측은 이번 사태에 대한 사실 확인을 위해 전화인터뷰를 요청했지만 답변을 회피했다.
최 일 기자 orial@c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