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우 피해에 농업용 면세유 가격까지 급등하면서 농민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15일 현재 일반 주유소에 납품되는 농업용 면세 휘발류 1ℓ가격은 720.47원으로, 지난 5월 602.88원보다 20% 가까이 급등했다.

경운기나 트랙터 등 농기계에 주로 사용되는 면세 경유도 ℓ당 741.00원으로, 전월(623.75원) 대비 17% 오르는 등 농업용 면세유 제품 대부분이 한 달 사이 20% 내외의 오름세를 기록하고 있다.

대전·충청지역 농민들은 최근 집중 호우로 침수와 매몰 등 적지 않은 피해를 입은 상황에서 농업용 면세유 가격마저 급등하는 이중고에 시달리며 영농의지를 잃고 있다.

지금까지 지역농가가 호우로 입은 피해 중간집계 결과 충남지역은 논 침수 128㏊(38만 7000평), 비닐하우스 침수 33.5㏊(10만 1000평), 기타 농경지 유실·매몰이 2.4㏊(7200평) 등 165㏊에 달한다.

대전지역도 비닐하우수 침수 13.5㏊(4만 8000평), 논 침수 4.6㏊(1만 4000평) 등 18㏊에 이르는 피해를 입었다.

농민들은 침수피해 복구와 호우에 뒤따르는 2차 병충해 피해를 막기 위해 방제작업을 서두르고 있지만 농기계를 가동할 면세유 값 부담에 다시 한 번 좌절하고 있다.

오이와 벼 농사를 병행하는 농민 김 모(대전시 유성구) 씨의 경우 이번 비로 3000평 규모의 오이 하우스가 침수돼 수확이 사실상 불가능해졌고, 남은 벼라도 건져보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지만 사정은 점차 절망으로 변하고 있다.

김 씨는 “트랙터 동력분무기로 약을 칠 때 필요한 기름이 하루 70ℓ에 이르는 데다 경운기와 관리기까지 움직이려면 도저히 기름 값을 감당하기 어려울 것 같다”며 “가뜩이나 쌀 재고가 많아 올 가을 수매가 될지 안될지도 모르는 마당에 비싼 기름까지 태울 생각을 하면 한숨만 난다”고 토로했다.

이재형 기자 1800916@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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