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우여곡절 끝에 대전시의회 후반기 의장으로 김학원 의원이 선출됐다. 앞으로 신임 의장이 헤쳐나가야 할 의회 정상화의 길은 지난(至難)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날 의장선거 과정에서 주류와 비주류로 갈라진 의원 간 갈등이 여전히 노정돼 김 의장과 의회의 험로를 예고했다.

◆여전한 앙금 = 의장선거 투표 결과는 그동안 지속돼 왔던 주류와 비주류 간의 갈등이 전혀 해소되지 않은 채 그대로 존재하고 있다는 점을 여실히 보여줬다.

의장 선출 투표에서 전체 의원 19명 가운데 찬성 10표, 반대 9표로 갈려 의회 내 비주류와 주류의 수가 그대로 표출됐다.

김 의장에게 비주류 10명은 찬성 몰표를 던진 반면, 주류 9명은 모두 반대표를 던진 것으로 풀이된다. 비주류 측은 표 대결을 강행했으며, 주류 측은 ‘비록 수적으로는 밀리지만 비주류 측 출신의 후보를 인정할 수 없다는 것’을 표로 보여준 셈이다.

양 계파 간의 감정적인 갈등은 의장선거 투표에 앞서 진행된 의사진행 발언에서도 나타났다.

주류 측인 권형례 의원(비례)은 “김학원 의원은 지난 3월 행자위 제주도 연찬회 당시 현지에서 딸들을 만나는 등 도덕적·윤리적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고 공격했다.

김태훈 의원(중구3)은 “객관적인 사실이 드러났으니 정회를 거쳐 전 의장의 불신임안 처리를 주도했던 사람이 의회 대표성으로 적절한지를 논의해 보자”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비주류 측인 곽영교 의원(서구2)은 “외부 여성을 동반한 산건위의 욕지도 파문과 김학원 의원이 두 딸을 여행지에서 상봉한 것이 같은 잣대로 비교될 수 있느냐”고 맞받아쳤다.

이에 대해 김학원 의원은 “당시 동료의원들도 가족들을 환대해 주었으며 모든 추가 여비는 사비를 사용했다”며 “4~5개월이 지나 의장선거를 앞둔 시점에 문제를 제기하는 의도가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여기에 김태훈 의원은 지난 5월 진행된 윤리특별위원회 징계와 관련된 투표 용지를 공개하는 안건을 제출하는 등 분란의 불씨를 남겼다.

◆화합의 마지막 기회= 이 같은 의원 간 갈등에도 불구하고 김학원 신임 의장의 선출은 의회 화합을 위한 첫 단추를 꿰었다는 것이 중론이다.

특히 지난 1년여 동안의 파행을 겪으면서 감정적 갈등으로까지 번진 계파 간 싸움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김 의장의 중립적 자세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이 시의회 안팎의 지적이다.

김 의장은 의장 선출 후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의회 파행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시의원 19명 전원이 단합과 화합을 위한 뜨거운 가슴이 필요하다”며 “주류-비주류를 떠나 모든 의원들과 머리를 맞대고 공감대를 형성해 나가는 최선의 노력을 하겠다”고 피력했다.

한편 대전참여자치시민연대는 이날 논평을 통해 “그 동안 파행을 겪었던 시의회가 이제 정상화를 위한 수순을 밟게 됐지만 여전히 의회 파행의 불씨가 남아 있다”며 “시의회가 시민의 대표기관으로서의 위상을 재정립하기 위해서는 그 동안 시의회 내에 제기된 문제에 대한 명확한 해명과 대시민사과가 뒤따라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선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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