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생 1학년 학부모인 A 씨는 지난 토요일 황당한 경험을 했다.

평소 정오가 조금 넘으면 집에 도착하던 아이가 오후 1시가 넘어 아파트 단지 모든 아이들이 귀가하도록 집에 도착하지 않았다.

A 씨는 아이의 친구들 집에 전화를 걸어 아이의 행방을 물었지만 모두들 “모르겠다”고 답변했다.

불안감이 커지기 시작한 A 씨는 학교로 가봤지만 모든 아이들이 하교한 뒤여서 아무도 없었다.

다시 집으로 돌아와 일정 시간을 기다리니 1시 30분이 넘어서 아이가 귀가했다.

아이에게 하교 후 시간의 행방을 물으니 아이는 "학교 앞에서 어떤 아줌마를 따라 몇몇 아이들과 학교 근처 교회에 다녀왔다"고 대답했다.

교회에 가서 안내를 받고 간단한 간식을 먹고 돌아왔다는 것이다.

그리고는 교회에서 나눠 준 초대장을 보여줬다.

초대장에는 일요일 날 예배에 참석하라고 적혀 있었다.

아이는 A 씨에게 몇 차례에 걸쳐 "일요일 날 꼭 가야하는 거냐"고 물었다.

순진한 1학년생은 초대장을 받으면 꼭 가야한다고 알고 있었고, 그 때문에 강박감을 받고 있었다.

일부 교회의 앞뒤 가리지 않는 선교활동이 학부모들을 놀라게 하는 일이 빈발하고 있다.

극성 교인들이 초등학교 앞에서 하교생들을 대상으로 아이들을 대상으로 초대장과 간단한 기념품 등을 배포하며 교회로 유인하고 있는 것.

이들은 부모에게 연락을 해줘야 한다는 기본을 지키지 않은 채 판단력 없는 아이들을 상대로 선교활동을 벌이고 있다.

아무런 연락 없이 하굣길 아이들을 교회로 데려가는 일이 발생하며 부모들이 유괴나 사고로 오인해 한바탕 소동을 벌이는 일이 속출하고 있다.

일부 파출소에는 이 같은 소동 때문에 실종 사건이 접수되는 일도 발생하고 있다.

하지만 이 같은 일을 벌인 교회는 "단순한 선교활동일뿐 다른 어떤 의도는 없다"는 무책임한 답변을 하고 있어 학부모들의 분노를 자극하고 있다.

학부모 A 씨는 "처음 벌어진 일이어서 교회에 전화를 걸어 정중하게 경고했는데 같은 일이 재발되면 직접 찾아가 강력항의 할 것"이라며 흥분된 모습을 보였다.

A 씨는 "생일잔치 등을 통해 초대문화를 익힌 아이들은 초대장을 받으면 꼭 초대에 응해야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는 심리를 이용한 선교활동으로 보인다"며 "부모들도 교육을 강화해야 겠지만 학교도 어린이들의 하교 지도에 좀 더 신경을 썼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도운 기자 ojae@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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