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보령 출신 백용호 국세청장 내정자 인사청문회가 8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서 열린 가운데 민주당과 자유선진당의 충청권 출신 의원들은 백 내정자의 부동산 투기 등의 의혹을 제기하며 맹공을 퍼부었다.

이들 의원들은 백 내정자의 부동산 투기와 탈세 의혹을 비롯 비전문가 출신이 조세행정을 맡는 한계를 지적하는 등 강도높게 추궁했다.

민주당 박병석 의원(대전 서갑)은 이명박 대통령의 측근이 국세청장으로 내정된 것과 관련 정치적 중립성에 대한 문제를 지적했다.

박 의원은 “5개월 동안 공석으로 놔둔 국세청장의 자리에 대통령 자신의 측근을 임명했다”며 “기본적으로 정치적 중립성과 객관성을 과연 백 내정자 체제에서 지킬 수 있을지 의문이 든다”며 우려를 표했다.

박 의원은 이어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를 직접적으로 일으킨 발단을 국세청이 제공했다”며 “재계서열 620위인 태광실업이라는 부산에 있는 기업을 국세청장이 직접 관할하는 서울청 조사 4국에서 조사를 했다는 것이 올바른 처사라고 생각하느냐”고 따져물었다.

민주당 김종률 의원(증평·진천·괴산·음성)은 백 내정자의 부동산 매매 과정을 파헤치며 탈세 문제를 지적했다.

김 의원은 “백 내정자가 부동산 매매과정에서 ‘다운 계약서’를 작성하고, 매매가액을 허위로 축소 신고해 거액의 부동산 양도소득세와 취득 및 등록세 등 거래세 등을 탈세했다”고 주장했다.

민주당 오제세 의원(청주 흥덕갑)은 국세청 개혁 방안을 집중 추궁하며 백 내정자의 조세업무에 대한 적합성을 집중 질의했다.

오 의원은 “국세청은 조직의 폐쇄성과 인사의 불공정성, 비리, 부패, 상납 등 내부 문제로 청장이 잇따라 불명예 퇴진을 했다”며 “국세행정의 효율적인 전면쇄신을 위해 민간감독위원회 설치 등이 필요하다”고 정책 대안을 제시했다.

선진당 임영호 의원(대전 동구)은 올해 예상되는 세수부족을 거론하며, 조세행정 경험이 전무한 백 내정자의 자질을 집중 검증했다.

임 의원은 “국세청 43년의 역사에 국세행정 경험이 전무한 학자 출신이 국세청장에 내정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국세행정에 대한 전문적인 식견이나 경험이 전무한 후보자가 제대로 개혁을 추진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전문성을 지적했다.

특히 “올해 세수가 9조~12조원 정도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1/4 분기 세수 감소폭이 커 하반기에 경기가 회복되지 않을 경우 올해 최대 20조~30조 원의 세수부족이 우려된다”며 강조했다.

한편 백 내정자는 ‘다운 계약서’ 작성에 따른 탈세 주장과 관련 “당시 관행이었을 뿐”이라며 “계약서 작성 과정은 잘 몰랐다. 앞으로 조심하겠다”고 답변했다.

서울=방종훈 기자 bangjh@cctoday.co.kr
Posted by 충투 기자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