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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도역사문화원은 선조의 숨결이 서려있는 귀중한 유물을 아무런 조건 없이 기탁키로 결정한 윤증가의 높은 뜻을 기리고, 그 정신을 확산시키기 위해 특별전과 도록 발간, 특별전시실 상설운영 등 다양한 사업을 전개할 계획이다.
◆유물 기탁은 어떻게
윤증가의 기탁은 충남도역사문화연구원이 역점 추진하고 있는 '우리 문화유산 찾기 운동'의 가장 큰 결실 중 하나이다.
충남역사문화연구원은 일본 등 국외 반출유물의 반환·환수, 국내 개인소장유물의 기증·기탁 문화의 확산 등을 위해 우리 문화유산 찾기 캠페인에 남다른 열정을 투입하고 있다.
그런 노력으로 지난해 일본인 아메미야 히로스케 선생의 소장품과 공주 우성면 내산리에서 400여 년 전부터 전해오던 부전대동계 문서 등의 기탁이 이뤄져 화제를 모았다.
올 들어서도 충남도역사문화연구원에 기증·기탁된 유물은 윤증가의 것을 제외하고도 공산성 공북루 현판 13점과 도 지정 문화재인 산신도 등 무려 468점에 달한다. 충남도역사문화원이 전개하고 있는 캠페인의 의미가 확산되고 있다는 증거다.
윤완식 선생도 충남도역사문화연구원과 관계를 맺기 시작한 직후인 2007년 2월 윤증 초상 일괄 중 '이명기 신법' 1점을 포함해 윤증의 영정을 모신 유봉영당(酉峯影堂)에 보관해왔던 352점의 고서와 고문서를 기탁했다.
윤 선생은 이어 2008년 윤증 초상 일괄 중 '측면 상반신상'과 윤증가의 유품(중요민속자료 제22호) 가운데 '아얌', 명재고택을 정리하면서 나온 고서와 고문서, 생활 민속자료 등 1288점을 기탁했으며, 올해에도 4점을 기탁했다.
지난 7일 기탁한 8999점은 충남도역사문화원이 출범하던 해인 2004년 4월 윤증 종가가 국사편찬위원회에 5년 기한으로 기탁됐던 유물로, 지난해 충남도역사문화원 내 중부권 최대 규모인 수장고(收藏庫)가 완공된 것을 계기로 유물의 영구기탁을 결정했다.
◆어떤 유물 기탁했나
윤증가 기탁 유물 중 지정문화재는 보물 제1495호인 '윤증초상 일괄' 6점, 중요민속자료 제22호인 '윤증가의 유물' 54점, 논산시지정 향토문화유적 제12호인 '윤증가의 책판' 1039점 등이며, 비지정문화재는 고서 2319점, 고문서 6958점, 병풍 1점, 기타 266점 등이다.
가장 이목이 집중되고 있는 '윤증 초상'은 초상 6점과 서적 1책 등 총 6점으로 구성돼 있다.
초상은 당대의 어용화사(御用畵師)이던 장경주가 화사 변량(卞良)이 그렸던 윤증 초상을 본떠 1744년 그린 전신좌상, 화사 이명기가 장경주가 그린 본을 토대로 장경주 필법에 따라 그린 것과 자신의 필법에 따라 그린 전신좌상이 2점, 작자와 제작 시기는 알 수 없으나 장경주가 이명기가 그렸을 것으로 추정되는 정면관 상반신과 측면관 상반신상 등 2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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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영당기적(影堂紀蹟)은 유봉영당의 기록으로, 첩 형식의 필사본이다. 책의 앞부분에는 이한철이 윤증 유택을 그린 '유봉전도'와 작자를 알 수 없는 영당 그림이 있고, 1711년, 1744년, 1788년, 1855년 있었던 윤증 초상화 제작에 관한 일들을 기록하고 있다.
'윤증 초상'은 원화(原畵)를 본떠 그린 이모본(移模本)과 더불어 초상을 제작한 연혁을 기록한 영당기적이 함께 전해짐에 따라 국내 초상화의 역사적 변천사를 확인할 수 있는 자료이어서 학계에서는 국보 이상의 가치가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윤증가의 유품'은 명재 윤증 선생이 직접 사용했던 물건들과 문중에 전해 내려오는 유물이다. 생활자료와 회화류, 복식류 등이 있는데 당시 양반가의 생활상을 보여주는 자료다.
여기에는 윤증 선생의 부친인 윤선거(尹宣擧)로부터 윤완식 선생의 증조부인 윤하중(尹昰重)에 이르는 11대 약 300년 간 일가의 인장이 28과가 포함돼 있어 눈길을 끈다. 윤선거(3점), 윤증(5과), 윤행교(1과), 윤영진(1과), 윤상갑(2과), 윤규병(2과), 윤하중(2과) 등 7명 16개 인장은 사용자 파악이 가능할 정도다.
'윤증가의 책판'은 윤선거의 시문집 목판인 노서유고(魯西遺稿), 윤증의 언행록 목판인 명재언행록(明齋言行錄), 윤증의 연보인 명재언행록(明齋言行錄), 윤증이 그의 제자·동료 등의 예(禮)에 대한 질문에 답한 의례문답(疑禮問答), 윤동원의 시문집 목판인 일암유고(一庵遺稿) 등으로 윤증가의 가보다.
'고서'는 경학·유가류(經學·儒家類), 예학(禮學), 정치(政治), 천문·산법(天文·算法), 시문(時文) 등 5개 분야로 나눌 수 있으며, 고문서는 간찰(簡札)이 대부분을 차지하나 계약서나 차용증 등도 전한다.
이외에도 최근 기탁유물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영당기적의 또 다른 이모본이 새로 발견된 데다 17세기 종학당(宗學堂) 운영규정에 해당되는 학규(學規), 유봉영당의 참배록, 석봉(石峯) 한호(韓濩)의 간찰 등 문화재급 유물들의 다수 포함돼 있는 것으로 전해져 학계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변평섭 충남도역사문화원장은 "충청도를 대표하는 3대 명가에 속하는 명가(名家)에서 집안 대대로 간직해온 1만점이 넘는 유품을 영구 기탁한 것은 모든 국민이 함께 보존하고 후대로 넘겨야 하는 소중한 역사자원으로 인식한 고귀한 결단에 있다고 본다"며 "기탁자의 소중한 뜻을 일반에게 널리 알리는 다양한 사업 전개는 물론 우리 문화유산 찾기 운동에 더 많은 열정을 쏟겠다"고 밝혔다.
공주=이성열 기자 lsyyy@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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