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권에 기반을 둔 자유선진당이 6월 임시국회에 전격 합류한 데 대해 손익계산이 당 안팎에서 분주하다.

선진당은 6월 임시회를 앞두고 원내지도부가 대폭 교체된 상황이어서 이번 결정이 신임 지도부의 원내전략을 가늠할 수 있는 잣대가 될 것이란 예측도 나오고 있다.

이번 임시국회는 집권여당인 한나라당이 사실상 단독으로 소집하면서 민주당, 민주노동당, 창조한국당, 진보신당 등 야 4당이 일제히 국회 보이콧을 선언한 상황이다.

이 때문에 원내 제2 야당인 선진당이 국회 참여를 결정하면서 외견상 집권 여당의 손을 들어준 셈이 됐다.

반면 야권은 선진당의 등원에 대해 상당히 곤혹스런 입장을 내보이고 있는 데 교섭단체를 공동 구성하고 있는 창조한국당도 난감한 표정이다.

선진당은 그러나 ‘국민여론’을 앞세워 일하는 국회를 만들어야 한다는 의지를 강하게 표명 중이다.

원내 전략을 주도하는 류근찬 원내대표는 “국회는 정치영역에서 해야 할 큰 틀의 국가적 책무가 있다”는 말로 국회 등원 명분을 내세우며 “민생을 외면한 채 5~6개의 등원 조건을 내걸고 이것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국회에 들어갈 수 없다고 버티는 것은 국민을 볼모로 삼는 저급한 정략”이라고 밝혀 야 4당과 차별화된 모습을 나타냈다.

당내에선 이 같은 선언에 대해 대부분 긍정적 평가를 내리는 분위기다. 특히 민주당이 주도했던 조문정국에서 변화 조짐이 나타나면서 선진당이 야당으로서 차별화를 꾀했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선진당은 또 등원을 통해 집권 여당으로부터 실리를 챙길 가능성도 엿보인다.

최근 한나라당 안상수 원내대표가 세종시법 처리를 약속한 것으로 전해진 것도 이같은 맥락이다.

당내 소장파인 이상민 정책위의장도 ‘등원결정은 국민의 뜻을 따른 것’이라며 긍정평가 했다.

다만 선진당이 등원을 통해 야권 연대에서 벗어나면서 여대야소 정국에서 ‘견제’를 통한 야당 모습 찾기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아울러 외견상 한나라당의 국회 소집에 응한 모양새가 되면서 자연스럽게 ‘2중대’ 논란도 거세질 전망이다. 최근 정치권에서 제기되고 있는 한나라당의 충청권 연대론이 불거질 가능성이 여전히 높고 이 경우 선진당은 정체성 문제 등에 시달릴 공산이 높은 것으로 관측된다.

선진당과 교섭단체를 공동으로 구성하고 있는 창조한국당 유원일 의원은 30일 개인성명을 통해 “이명박 대통령의 대국민 사과와 국정기조 쇄신이 전제되지 않고는 한나라당 단독국회는 용납할 수 없다”면서 “야 4당의 투쟁을 비난하는 자유선진당의 태도는 옳지 않다. 선진당은 그렇게 한나라당의 비위를 맞추고 싶은가. 기어코 한나라당 2중대가 되고 싶은가”라고 비난했다.

서울=김종원 기자 kjw@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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