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3대 하천 내 대형 취수보가 수질을 악화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관련기사 21면

갑천의 경우 라바보 하류 갑천교 측점지점은 생물학적산소요구량(BOD)가 최대 11PPM을 넘는가 하면 대전천은 유지용수 취수돌보(이하 대전천 취수보) 설치 후 BOD 수치가 올라가는 등 전체적으로 수질이 악화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같은 결과는 본보가 대전시 보건환경연구원의 최근 5년 5개월 간(2004년 1월~2009년 5월) ‘3대하천 수질측정치’를 분석한 것으로 갑천과 대전천 모두 취수보가 수질을 악화시키는 주범으로 꼽혔다.

측정치에 따르면 갑천은 가장 상류인 봉복2교(서구 흑석동)에서 시작해 갑천1(정림취수장), 갑천2(만년교), 갑천3(대덕대교) 등 4개 측점지점에서는 BOD 수치가 2등급 이상인 평균 1~3PPM을 보였지만, 라바보 하류 측정지점인 갑천교(갑천4측정점)에서는 6등급(10PPM 초과)을 초과하는 때가 전체 65개월 중 네 번이나 있었다.

또 6등급을 포함해 15개월이 5등급(8PPM초과) 이하를 보였고, 3등급(5PPM 이하) 수질을 보였던 때는 단 12개월에 불과했다.

환경정책기본법에 명시된 수질등급에 따르면 5등급의 경우 물고기가 드물게 발견되고 천변에서 산책이 거의 불가능하며, 10PPM을 초과할 경우 용존산소가 거의 없는 오염된 물로 물고기가 살 수 없다.

이처럼 갑천교 인근 수질이 최악의 상황을 보이고 있는 데는 갑천 라바보와 대전천 취수보를 비롯해 하수종말처리장 때문.

갑천 라바보와 대전천 취수보는 주변 수변공간 확대를 위해 보의 물을 오랜시간 가둬 오염된 물을 하류로 내려보내게 된다. 이렇게 오염된 4~5등급의 하천수는 하류의 하수종말처리장 방류수(평균 9PPM)와 섞여 6등급 이하까지 수질이 떨어진다.

수량 증대와 수질 개선을 위해 지난해 5월 설치 한 대전천 취수보 역시 당초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

취수보 설치 직후인 지난해 6월부터 올해 4월까지 3개 측정지점(옥계돌보, 문창교, 현암교)에서 BOD를 측정한 결과, 3개 지점 모두 취수보 설치 전보다 BOD수치가 올라갔다. 수질 개선을 위해 취수보 안의 가둔 물에 매일 대청호 원수(BOD 0.2PPM) 6000톤을 섞어 역펌핑하고 있지만 수질이 더 악화된 것.

특히 대전천 취수보 하류 갑천고속도로 인근 하천은 역한 냄새 때문에 접근조차 어렵다.

수량 확보를 위한 취수보가 수질을 악화시키는 데는 하천을 따라 내려오는 구간의 외부 오염물질을 차단하지 못해 취수보 안에 각종 오염물질이 오니토 형태로 쌓여 부패하기 때문이다. 현재 대전 지역 하천은 시간당 5㎜의 비만 내려도 오수차집관이 넘쳐 인분과 타이어 가루 등을 포함한 오수가 그대로 하천에 흘러든다.

전문가들은 수변공간 확대를 위해 취수보 설치가 불가피하다면 하수도법 기준을 상향시켜 하천으로의 오염물질 유입을 근본적으로 줄여야 한다고 지적한다.

지역의 한 대학 교수는 “대전천 취수보의 경우 당초부터 오염물질 유입을 막지 못한 채 설치하면서 실패가 예상됐던 사례”라며 “분리식 하수관거 사업을 시행하더라도 합류지점 기준을 높이지 않으면 하천으로의 오염원 유입은 계속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남희 기자 nhhan@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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