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있는 사람만 가는 곳이 백화점이라는 고정관념은 깨진지 오래다. 백화점은 더 이상 쇼핑만을 위한 공간이 아니다. 백화점에서는 앞서가는 감각을 만날 수 있는 것은 물론 친구와 만남의 명소가 되기도 하고, 영화나 도서 등 다양한 문화를 접할 수 있는 문화공간으로도 여겨진다. 문화생활 쇼핑 복합공간으로 친숙한 백화점이지만 정작 소비자는 백화점에 대해 아는 것이 많지 않다. 백화점은 어떤 방법으로 돈을 벌까? 간단하다. 상품을 많이 팔면 된다. 하지만 백화점이 매출을 올리는 구조는 결코 단순하지 않다. 백화점이 수익을 올리는 구조(백화점 매장 형태), 문화공간과 매출의 관계 등에 대해 알아본다.

◆백화점 매장 형태

△직매입 매장=백화점이 브랜드(협력업체)에게서 상품을 매입한 후 판매주체가 돼 해당 상품을 직접 판매하는 매장을 말한다. 직매입을 통해 백화점이 다른 브랜드나 유통단계를 거치지 않고 직접 유통과 판매를 관리함으로써 백화점 수익률을 높일 수 있으나, 물건을 못 팔 경우 재고를 백화점이 떠안아야 하는 부담도 있다. 식품관의 정육, 야채, 청과 등 1차 상품과 일부 공산품은 직매입 매장 형태로 운영되며, 백화점 전체 매장 중 5% 내외를 차지한다.

△특정매입 매장=백화점은 브랜드에 상품팔 공간을 내어주고(중간관리자에게 위탁판매) 브랜드가 상품을 판매할 때마다 계약된 수수료만 받는 방식이다.

우리나라 백화점 매장 중 90% 이상이 특정매입 매장으로 백화점 매출 대부분 이 매장에서 나온다.

이처럼 특정매입 매장이 많은 이유는 백화점 입장에서 재고부담의 위험이 없기 때문이다.

브랜드 입장에서도 백화점에 임차료를 줄 필요 없이 계약된 수수료만 내면 돼, 매출이 부진할 경우 비용부담이 적어 안정적으로 영업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수수료는 백화점과 브랜드가 다양한 조건(매장위치·면적·매출·할인율 등)을 고려, 상호 간의 협의에 의해 결정한다.

특히 상품의 인지도 등의 ‘브랜드 파워’에 따라 수수료는 달라진다.

통상적으로 백화점에서 판매되는 품목 중 수수료가 낮게 책정되는 품목은 신선·가공식품(10%), 대형가전(10% 이하), 명품 등이고 상대적으로 수수료가 높은 품목은 의류(25~35%)다.

의류는 특성상 신상품과 이월상품, 기획상품에 대한 생산업체의 책정 마진율과 책정 가격의 편차가 크기 때문이다.

△임대매장=임대매장은 ‘갑’과 ‘을’이 있다. 임대 갑은 매장 매출규모와 상관없이 당초 계약 시 정해진 월정액을 매월 납부하는 매장으로 식당가, 시네마 등과 같이 백화점의 영업과 직접적 연관이 낮은 부대시설이 보통이다.

임대 을은 특정매입과 유사한 형태로 남성복 업체와 금강 같은 제화 브랜드가 많이 운영한다.

임대매장임에 따른 각종 임대보증금, 관리비 등이 부과되는 반면 수수료율은 동일한 품목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편에 속한다. 임대 을은 보증금 등으로 초기투자비용이 들지만, 낮은 수수료율로 지속적인 영업시 비용부담이 적다는 장점이 있다.

◆파레토 법칙?

이른바 ‘2대 8 법칙’으로도 불리는 파레토의 법칙은 ‘전체 결과의 80%가 전체 원인의 20%에서 일어나는 현상’을 가리킨다.

백화점을 예로 들면 백화점 전체 매출의 80%는 상위 20% 고객에 의해 만들어진다는 뜻으로, 현재 우리나라의 유통업계에서도 유사한 비율이 나타나고 있다.

이런 이유로 각 백화점은 불황일수록 이른바 VIP에 대한 의존도를 높이며 일반고객과 차별화된 ‘스페셜 서비스’ 제공에 열을 올리고 있다.

VIP 회원에 대한 서비스가 고급화됨에 따라 VIP 자격을 유지하기 위해 일부러 소비를 늘리는 고객도 있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실제 올 들어 VIP 마케팅을 강화한 대전지역 백화점의 우수고객 매출 비중이 지난해보다 상승한 것으로 분석됐다.

이에 따라 일부 백화점은 타 백화점의 VIP 등급에 해당하는 고객들을 흡수하기 위해 자사 매출실적이 없는 고객들에게까지 회원자격을 부여하며 우수고객 확보를 위한 치열한 ‘물밑경쟁’을 벌이고 있다.

롯데백화점 대전점의 경우 연간 구매실적이 수천 만 원대를 넘는 매출 상위고객을 ‘MVG(Most Valuable Guest)’ 회원으로 선정,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MVG 회원에겐 △롯데카드로 물품 구매 시 6% 특별할인(바겐세일 기간 포함) △전용 라운지 이용(음료·다과·쇼핑상담서비스 제공) △전용 주차장 이용 △롯데 면세점 VIP 골드카드 발급 및 할인(면세점 구매 시 5~15% 할인) △문화센터 강좌 50% 할인 등의 혜택이 주어진다.

갤러리아백화점 타임월드점은 ‘파크재이드(Park Jade)’ 회원제를 운영, 이들을 타깃으로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상위 2%의 우수고객을 대상으로 전년 구매실적 및 매장 방문 횟수 등을 평가, VIP 우수고객을 1년 단위로 선정해 특별 마케팅을 펼치는 것. 또 파크재이드 회원으로 선정되면 전용라운지 이용은 물론 백화점(6%), 식품관(3%), 문화센터(50%), 스포츠센터(30%), 미용실(10%), 플레이타임(40%), 식당가(10%) 등을 할인된 가격에 이용할 수 있다.

백화점 세이 역시 ‘프라임 멤버십(Prime Membership)’을 운영, 전용라운지 이용과 각종 할인 등의 혜택을 제공한다.

◆문화 마케팅 강화?

백화점마다 각종 문화센터나 스포츠센터, 유명식당 등 각종 부대시설을 운영하고 있다. 백화점 이미지가 상승에 효과가 있겠지만 부대시설을 강화하는 이유는 고정 소비자 확보가 쉽기 때문이다.

스포츠센터나 문화센터를 이용하는 소비자는 매주 한 번 이상은 백화점을 방문하게 된다. 결국 부대시설을 이용자가 백화점 고객으로 흡수된다는 것.

실제 타임월드점 문화센터와 식당가의 매출 비중은 2.7~3%대에 불과하지만 백화점 객수는 점 전체 객수의 7.2%대를 차지한다. 권순재 기자 ksj2pro@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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