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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일부 외국어고는 이공계열 진학자가 어문계열을 앞지르는 ‘이공계 진학 역전현상’마저 나타나는 등 외국어 인재 양성이란 설립 취지가 무색해지고 있다.
충청투데이가 권영길 민주노동당 의원으로부터 입수한 전국 외국어고 계열별 대학진학현황에 따르면 올 2월 대전외고를 졸업한 319명 중 동일 계열인 어문계열 대학 진학한 학생은 20%인 64명에 그친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인문사회계열에 진학한 학생은 146명(45.7%)으로 어문계열 진학자 수를 2배 이상 크게 웃돌았으며, 의학계 등 어학과 관련없는 계열의 대학에 진학하거나 해외유학을 떠난 떠난 학생들도 각각 2명과 7명에 달했다.
대전외고 학생들의 어문계열 기피현상은 해를 거듭할수록 두드러져 지난 2006년 87명이던 어문계열 진학자는 2007년과 2008년 각각 91명을 기록하다가 올 들어 64명으로 크게 줄었다.
어학과 관련없는 인문사회계열에 진학한 대전외고 졸업생 수는 2006년 168명에서 2007년 170명, 2008년 127명, 2009년 146명 등으로 어문계열보다 평균 2배 이상 진학률을 보였으며, 이공계열과 의학계열, 해외대학 진학자도 최근 4년 새 각각 6명과 9명, 25명에 달했다.
충북지역 외국어고의 어문계열 대학 진학 기피현상은 전국에서도 가장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중산외고는 최근 4년간(2006~2009년) 어문계열 진학자 수가 인문사회계열은 물론 이공계열 진학자 수보다 크게 밑도는 ‘이공계 진학 역전현상’마저 나타나 교육계에 적잖은 파장이 예상된다.
중산외고는 지난 2006년 졸업생 260명 중 42명이 어문계열로 진학한 반면 인문사회계열 122명, 이공계열 81명 등 이공계 진학자 수가 어문계열을 앞지는 것을 시작으로, 올해까지 해마다 많게는 40명 이상 이공계열 진학자 수가 어문계열보다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청주외고 역시 올 2월 졸업생 225명 중 어문계열 진학자는 13.7%인 31명에 그친 반면 인문사회계열 102명(45.3%), 기타 계열 78명(34.6%) 등으로 어문계열 기피현상이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권영길 의원은 “외고가 외국어 분야의 전문적인 교육이라는 설립 취지를 벗어나 갈수록 입시학원화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며 “이런 상황이라면 외고가 더 이상 특수목적고일 이유가 없다”고 지적했다.
한편 지난해 3월 개교한 충남외고는 아직 졸업생을 배출하지 않아 이번 조사에 포함되지 않았다.
서이석 기자 abc@c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