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토지공사가 시행 중인 대행개발 입찰 방식이 지역별로 호응도가 다르게 나타나고 있다.

땅 값 오름세가 뚜렷하고 아파트 분양을 성공적으로 마칠 수 있는 지역은 최고 8대 1의 입찰경쟁률을 보였지만, 그렇지 못한 지역은 건설사들의 참여 기피로 유찰됐다.

대행개발은 공급택지가 팔리지 않을 때 공사비 일부를 현물인 땅으로 대납하는 것으로, 부동산 경기 침체 때에 택지개발사업을 원활하게 추진하기 위해 시행기관이 궁여지책으로 도입하는 방식이다.

25일 토공 대전충남지역본부에 따르면 토공 대전충남지역본부가 23일부터 이틀간 ‘동서대로 개설공사 대행개발사업’ 입찰 참가신청을 접수한 결과, 계룡건설과 코오롱건설·NR건설 컨소시엄이 응찰했으나 이날 입찰에서 계룡건설과 코오롱건설 컨소시엄 모두 입찰을 포기했다.

이 같은 결과는 업계에서는 이미 예상했던 일이다.

동서대로 개설공사를 낙찰받은 건설사가 토공으로부터 공사비 일부를 도안지구 17블록 공동주택용지(1899억 원)로 대납받는 대행개발에 대해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기 때문이다.

토공 대전충남지역본부가 자금부족 상태에서 도안지구 택지분양사업을 정상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고육지책으로 대행개발에 나섰지만 건설사들의 냉담한 반응만 맛본 셈이다.

토공 관계자는 “입찰 당일에 응찰업체 모두 입찰을 포기해 결국 유찰됐다”며 “26일 재공고를 낼 예정”이라고 말했다.

토공 대전충남지역본부는 도안지구 동서대로 개설공사를 최저가로 발주할 경우 67%(670억 원)에 낙찰되지만 대행개발로 할 경우 87%(870억 원)에 낙찰돼 공사비가 20%(200억 원) 정도 늘어나고 부동산 경기가 되살아나면 아파트 분양이 잘 돼 이익을 낼 수 있다는 입장이었다.

이와는 달리 토공 행정도시 건설2본부가 행정도시 중심상업지역 인근 1-1, 1-3 생활권조성공사 4개 공구 대행개발사업자 선정 입찰 결과 1순위 접수에서 마감됐고, 각 공구마다 6~8대의 1의 경쟁률을 보일 정도로 수주전이 치열했다

업계 관계자는 “행정도시의 경우 성공적으로 분양을 마칠 수 있다는 기대감이 높지만 대전 도안지구 17블록은 보유택지를 매각하고 자산을 처분하는 마당에 2000억 원에 가까운 공동주택용지를 받으면서 공사를 수행할 수는 없는 형편”이라고 말했다. 박길수 기자 bluesky@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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