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도교육청이 청양고와 논산 강경상업정보고 등 지역 내 전문계고교에 인문계반을 신설하기로 한데 대해 지역사회의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교육수요자의 선택권을 보장해야 한다는 주장과 학생수급 문제로 인해 인근 인문계고의 황폐화를 부를 것이라는 주장이 첨예한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것.

이에 따라 안건이 심의·의결된 상황에서도 실제 이들 전문계고 내에 인문계반이 설치되기까진 적잖은 난항이 예상된다.

도교육청은 지난 19일 교육과정위원회를 열어 운산공업고 등 8개 고교의 학과 신설 및 개편에 대해 심의·의결하고 청양고와 강경상업정보고에 보통과(일반계 학급)를 2개 학급씩 설치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강경상업정보고는 모바일마케팅과 2학급이 보통과로, 청양고는 컴퓨터전자과 1학급과 산업기계과 1학급, 게임창작과 1학급이 보통과 2학급으로 개편된다. 이들 보통과는 향후 일반계고교처럼 학생들의 대학진학을 위한 교과학습 중심의 교육과정을 운영하게 된다.

하지만 도교육청의 이 같은 방침에 지역사회의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일각에선 학생들의 학습선택권을 보장하기 위한 긍정적인 결과라는 입장인 반면 반대 측에선 기존에 있던 인근 인문계고교들의 학생 수요가 줄어 결국 지역 내 고교의 존폐위기를 야기시킬 주장이 제기되는 것이다.

현재 논산 강경상업정보고는 강경고와 인접해 있고 청양지역에는 청양정산고가 유일한 인문계고교로 위치해 있다. 이들 인문계고교들은 현재 지역주민들의 이탈로 인해 학교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

강경지역 번영위원회의 한 관계자는 “전문계고 내에 인문계반이 설치될 경우 전문계 고교생들이 다양한 학습의 기회를 가질 수 있다”며 “학교 간 건전한 경쟁의식도 생겨 학교발전에 이바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총동창회, 지역발전협의회 등은 잇단 반발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강경고교육공동체의 관계자는 “주민 5200여 명의 반대서명을 통해 지역의 입장을 도교육청에 알렸는데도 이 같은 상황이 빚어진 게 유감스럽다”며 “앞으로 지속적인 협의를 통해 반대여론을 알려갈 것”이라고 피력했다.

이에 대해 도교육청 관계자는 “청양고나 강경상업정보고의 경우 전문계 학급을 줄이고 그 수만큼 일반계 학급을 신설하는 것이기 때문에 모집인원이 늘어나는 게 아니다”며 “교육과정위원회의 심의 결과는 불가피한 결정이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진창현 기자 jch8010@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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