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1일 천성관(51) 서울중앙지검장이 검찰총장 내정자로 전격 발탁되면서 검찰 내부에 대규모 지각변동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신임 총장이 임명되면 사시 선배와 동기는 모두 용퇴하는 관행을 보여온 검찰에 사시 22회인 천 내정자가 총장으로 임명될 경우 사시 20회와 21회 출신 인사들은 모두 자연스럽게 자리를 비우게 되기 때문이다.

실제 검찰총장 물망에 올랐던 권재진(56·사시 20회) 서울고검장과 김준규(54·사시 21회) 대전고검장이 22일 공개적으로 사의를 표명했다.권 고검장은 22일 용퇴의 뜻을 담은 사직서를 김경한 법무부장관에게 제출하며, "내정자의 마음을 편하게 하기 위해 결정했다. 결과 발표가 의외였지만 금방 마음을 수습했다"고 말했다.

김준규 대전고검장도 이날 검찰 내부 전산망에 "25년의 검사생활이 자랑스럽고 행복했으며, 조직이 어려운 상황에 나가려니 미안하기도 하고 아쉬움도 남지만 새 총장과 후배들이 잘 해낼 것으로 믿는다"라는 글을 남겼다.이어 김 고검장은 "맥아더 장군의 기도문 중 '정직한 패배에 부끄러워하지 않고 당당하며 승리에 겸손하고 온유하라'는 구절이 감동을 줬다"며 "이제 때가 된 것 같다. 종착역에서 당당히 내리고 싶다"고 덧붙였다.

권 고검장과 김 고검장 등 검찰 고위간부들이 용퇴 의사를 표명함에 따라 사시 20회인 명동성 법무연수원장, 21회인 문성우 대검차장, 문효남 부산고검장, 신상규 광주고검장 등 천 내정자의 사시 선배나 동기 기수들의 사의 표명도 잇따를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천 내정자와 동기인 사시 22회 이귀남 법무부 차관, 김종인 서울동부지검장, 김수민 인천지검장 등 3명 등 고검장급 8명을 포함해 10명이 넘는 검찰 고위간부와 함께 박연차 게이트에 연루돼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으로 인사 조치된 민유태 검사장도 사퇴가 확실시된다.

또 후속인사로는 사시 23회인 박용석 부산지검장, 차동민 수원지검장, 한상대 법무부 검찰국장, 박한철 대구지검장과 사시 24회인 채동욱 법무실장, 김진태 형사부장, 노환균 대검 공안부장, 김홍일 대검 마약조직범죄부장 등이 고검장급 승진후보로 거론된다.

이에 따라 8월 초로 예정된 검사장급 인사엔 사시 27회가 대거 승진할 것으로 보이며, 검사장급에 40대의 비중이 크게 늘어나면서 검찰조직의 세대교체도 불가피할 것으로 관측된다.

박진환 기자 pow17@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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