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안되면 내일 될테지, 이번달 안되면 다음달에는 될테지, 올해 안되면 내년은 되겠지.'
경제상황이 최악으로 치달으면서 서민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대전지역 서민들은 "IMF 때는 모아둔 돈이라도 있어 버틸 수 있었지만 이젠 남은 것 하나도 없이 생활고만 가중되고 있다"고 한숨만을 내쉴 뿐이다.
매일 오전 6시면 어김없이 가게문을 연지 39년째인 대전 동구 신중앙시장의 터줏대감 오갑성(69) 씨를 중심으로 서민들의 생활고를 들여다봤다.
솜집을 운영 중인 오 씨는 "70·80년대만 해도 하루 매출이 20만∼30만 원 정도로 그 당시 돈으로 순수익이 5만 원 정도였지만 지금은 상황이 180도 바뀌었다"며 "현재는 하루 매출이 5만 원 넘을 때는 나은편이고 전날은 하나도 물건을 못팔았다"고 푸념했다.
이 같은 상황은 대전지역에서 상업을 하는 사람들의 공통사항 이라는게 오 씨의 전언이다.
오 씨는 "자신처럼 가게를 직접 가지고 있는 사람들은 노는 것보다 가게 문을 여는게 났다는 생각을 하겠지만, 임대료를 내고 가게를 운영하는 곳은 한 마디로 죽을 맛"이라며 "한 달 7만∼9만 원의 관리비도 제대로 내지 못해 연체되는 사람도 부지기 수"라고 어려운 상황을 설명했다.
상인들은 "IMF와 비교하는 것은 말도 안된다"는 정부 측의 경제상황 설명을 일축하면서 "이전에는 상류층, 중산층, 서민층이 있었다면 이제는 최상류층, 상류층, 서민층 만이 존재하고 중산층은 사라졌다"고 푸념을 늘어놓았다.
예전 같으면 북적거리던 대전지역의 음식점들도 불안한 경제의 된서리를 맞고 있다.
대전 중구 태평동에서 해장국 집을 운영하는 김 모(56·여) 씨는 "날이 추워지면서 평소의 3분의 1로 줄어들었던 매출이 조금 나아졌으나 여전히 절반 수준"이라며 "최근까지 고정월급을 주는 직원을 고용했으나 임대료와 임금까지 생각하면 너무 부담돼 시간제 파출부를 쓰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그는 또 "이곳에서 장사한지 10여 년이 됐지만 올해가 가장 힘들다"며 "서민들의 고통에는 안중에도 없는 정부에 대해 서민들의 불만이 많은 만큼 서민들이 실질적으로 체감할 수 있는 서민들을 위한 정책을 마련해 줬으면 한다"고 소망했다.
전홍표 기자 dream7@c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