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태안의 소규모 학교에 근무 중인 A(38) 교사는 며칠째 수업을 제대로 못하고 있다.
각종 상급기관에서 내려온 수십 장의 공문을 처리하느라 하루가 모자란 실정이기 때문이다.
대동소이한 공문을 형식에 맞게 작성하다보면 스트레스가 쌓여 수업 중 학생들에게 본의 아니게 짜증을 낸 적도 한 두번이 아니다. “교육청에선 학력신장을 요구하지만 각종 공문으로 인해 수업결손도 불가피한 상황”이라는 A 교사는 “교사가 수업의 질을 높이기 위해선 우선 의미없는 공문서들이 사라져야 한다”고 불만어린 목소리를 털어냈다.
대전·충남지역 일선 교사들이 연간 수백 건에 달하는 공문으로 인해 고통받고 있다.
교과부, 교육청, 교육위원회 등 상급기관들이 요구하는 각종 자료들이 1년 내내 이어지면서 교육마저도 파행을 빚는 상황이다.
특히 학교 규모에 관계없이 각급 학교로 발송되는 공문서의 양이 비슷하다보니 인력이 적은 소규모 학교의 경우 근무에 대한 부담이 가중돼 그 피해는 고스란히 학생들에게 전가되는 실정이다.
실제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가 16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초등학교의 연간 공문 취급량은 4675건으로 교사 1인당 평균 91.7건의 공문을 처리하고 있었다.
이를 6학급 규모의 교직원 10명인 소규모 학교로 환산했을 경우 교사 1인당 연간 공문서 처리량은 무려 467.5건에 달했다.
중학교의 경우에는 연간 4302건의 공문에 교사 1인당 평균 110.3건의 공문을, 고등학교의 경우 연간 4955건의 공문에 교사 1인당 평균 78.7건의 공문을 처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결과는 교사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났다.
한국교총이 11일부터 14일까지 전국 초·중등교사 547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온라인 교원업무 실태조사에선 응답교원 2명 중 1명(56.7%)이 일주일에 평균 6건 이상의 공문을 처리하고, 10명 중 4명(39.3%)은 공문 처리를 위해 주당 7시간 이상을 소비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로 인해 응답교원의 68.2%가 한 달에 한 번 이상 수업시간을 자율학습 등으로 대체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고, 한 달에 4회 이상 자율학습시간으로 대체했다는 응답도 15.9%에 달했다.
그리고 응답교원의 38.9%는 처리한 공문의 절반 이상이 교육활동과 무관한 불필요한 잡무성 공문이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처럼 각종 공문서로 인해 교육활동이 파행을 빚으면서 일선 학부모들의 날선 비판도 이어지고 있다.
초등학생 자녀를 둔 대전 서구의 이 모(41) 씨는 “교사 본연의 임무가 교육인데 다른 업무 때문에 수업을 못한다는 게 말이 돼냐”며 “학부모들이 사교육에 기댈 수밖에 없는 이유가 따로 있는 게 아니다”고 지적했다.
진창현 기자 jch8010@cctoday.co.kr
각종 상급기관에서 내려온 수십 장의 공문을 처리하느라 하루가 모자란 실정이기 때문이다.
대동소이한 공문을 형식에 맞게 작성하다보면 스트레스가 쌓여 수업 중 학생들에게 본의 아니게 짜증을 낸 적도 한 두번이 아니다. “교육청에선 학력신장을 요구하지만 각종 공문으로 인해 수업결손도 불가피한 상황”이라는 A 교사는 “교사가 수업의 질을 높이기 위해선 우선 의미없는 공문서들이 사라져야 한다”고 불만어린 목소리를 털어냈다.
대전·충남지역 일선 교사들이 연간 수백 건에 달하는 공문으로 인해 고통받고 있다.
교과부, 교육청, 교육위원회 등 상급기관들이 요구하는 각종 자료들이 1년 내내 이어지면서 교육마저도 파행을 빚는 상황이다.
특히 학교 규모에 관계없이 각급 학교로 발송되는 공문서의 양이 비슷하다보니 인력이 적은 소규모 학교의 경우 근무에 대한 부담이 가중돼 그 피해는 고스란히 학생들에게 전가되는 실정이다.
실제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가 16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초등학교의 연간 공문 취급량은 4675건으로 교사 1인당 평균 91.7건의 공문을 처리하고 있었다.
이를 6학급 규모의 교직원 10명인 소규모 학교로 환산했을 경우 교사 1인당 연간 공문서 처리량은 무려 467.5건에 달했다.
중학교의 경우에는 연간 4302건의 공문에 교사 1인당 평균 110.3건의 공문을, 고등학교의 경우 연간 4955건의 공문에 교사 1인당 평균 78.7건의 공문을 처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결과는 교사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났다.
한국교총이 11일부터 14일까지 전국 초·중등교사 547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온라인 교원업무 실태조사에선 응답교원 2명 중 1명(56.7%)이 일주일에 평균 6건 이상의 공문을 처리하고, 10명 중 4명(39.3%)은 공문 처리를 위해 주당 7시간 이상을 소비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로 인해 응답교원의 68.2%가 한 달에 한 번 이상 수업시간을 자율학습 등으로 대체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고, 한 달에 4회 이상 자율학습시간으로 대체했다는 응답도 15.9%에 달했다.
그리고 응답교원의 38.9%는 처리한 공문의 절반 이상이 교육활동과 무관한 불필요한 잡무성 공문이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처럼 각종 공문서로 인해 교육활동이 파행을 빚으면서 일선 학부모들의 날선 비판도 이어지고 있다.
초등학생 자녀를 둔 대전 서구의 이 모(41) 씨는 “교사 본연의 임무가 교육인데 다른 업무 때문에 수업을 못한다는 게 말이 돼냐”며 “학부모들이 사교육에 기댈 수밖에 없는 이유가 따로 있는 게 아니다”고 지적했다.
진창현 기자 jch8010@c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