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스폭발로 인해 불길에 휩싸인 건물에 뛰어들어 할머니를 구한 의인(義人)이 삭막한 세상에 귀감이 되고 있다.

청주시 흥덕구청에서 환경미화원으로 근무하고 있는 김태연(41·사진) 씨는 지난 14일 이웃인 최규연(53) 씨 소유의 모충동 다가구주택 3층 세입자 김준호(26) 씨의 방에서 가스냄새가 난다는 얘기를 듣고 최 씨의 어머니 김춘옥(77) 씨, 세입자 김 씨와 함께 가스누출 장소를 확인하러 3층으로 향했다. 방문을 여는 순간 ‘펑’소리와 함께 불길이 치솟았고 혼비백산한 김 씨는 1층으로 가까스로 도망쳤다. 정신을 차린 김 씨는 김 할머니가 보이지 않자 주변의 만류에도 불길이 치솟고 있는 3층으로 다시 올라가서 김 할머니를 구해 업고 내려왔다.

이후 질식상태였던 김 할머니와 전신에 3도화상을 입은 김 씨, 세입자 김 씨는 충북대병원에서 응급처치 후 상황이 위중해 소방헬기로 서울 성베스티안 병원으로 이송해 중환자실에 입원해 있다. 생명이 위독했던 김 할머니는 현재 위급한 상황은 넘겼지만 차후 경과를 지켜봐야 할 상황이고, 김 씨와 세입자 김 씨는 생명에는 지장이 없지만 전신에 3도 화상을 입어 매우 고통스런 상황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집주인 최 씨는 “요즘같이 각박한 세상에 자기의 목숨도 돌보지 않고 어머니를 구해준 김 씨에게 말로 표현하기 힘든 고마움을 느끼고 있다”며 “김 씨를 평생의 은인으로 생각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청주시는 화재 목격자들을 통해 이 같은 상황이 알려지자 15일 오전 김충제 흥덕구청장이 서울로 문병을 다녀왔고, 김 씨가 회복하는대로 살신성인의 자세로 시민의 생명을 구한 뜻을 높이 사 표창을 수여하는 방안을 검토 중에 있다. 심형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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