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6월 2일 치러지는 제5대 지방선거가 카운트다운에 들어갔다. 선거는 흔히 정책, 인물, 구도가 승패를 가른다고 한다. 어떤 인물이 후보로 나서는가, 그 후보가 가진 비전(정책)은 무엇인가, 경쟁후보가 누가 되느냐에 따라 선거의 판세는 예측불허의 결과를 빚어낸다. 충청투데이는 수시로 변화하는 선거의 흐름을 짚어보고 방향을 제시함으로써 유권자들의 올바른 선택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선택 2010 지방선거’란 시리즈를 마련했다. 편집자

◆공무원 대거 출마 예상

2006년 실시된 5·31 지방선거의 경우 당선된 기초단체장 230명 가운데 37%인 89명이 공무원 출신이었다. 전체 당선자 가운데 가장 많은 직업군을 차지한 것이다.

충청지역 33곳의 기초단체 중 공무원 출신 당선자는 절반이 넘는 18명(대전 2명·충남 12명·충북 4명·현직 포함)에 달했다.

내년 지방선거 역시 풍부한 행정경험의 노하우를 무기로 전·현직 공무원들이 대거 출사표를 던질 것으로 지역정가에서는 분석하고 있다. 대전 서구의 경우 박환용(59) 부구청장의 출마가 유력시 되고 있다. 박 부구청장은 정년을 앞두고 내달부터 1년여의 공로연수에 들어가야 하지만, 내년 지방선거 출마를 위해 명예퇴직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또 내달 정년퇴직하는 이종철(60) 전 대덕구 총무국장이 대덕구청장 출마를 고려 중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 밖에도 권혁돈(61) 전 대전시 기획관, 이진옥(59) 대전테크노파크 원장 등 공무원 출신들의 출마가 점쳐지고 있다.

충남에선 아산시 둔포 출신의 이상욱(53) 서산시 부시장이 최근 아산시장 출마를 위해 퇴직했고, 한근철(58) 충남도의회 전문위원도 예산군수 출마를 목표로 현직에서 물러났다.

권녕학(58) 전 충남도 복지환경국장, 신삼철(61) 전 조달청 차장, 최무락(59) 전 연기부군수, 한상기(62) 전 충남도 자치행정국장 등도 출마 유력 후보로 물망에 오르고 있다.

충북에선 권기수(62) 전 단양부군수, 서규용(61) 전 농림부 차관, 임상운(61) 전 진천군 기획감사실장, 김수백(60) 전 보은부군수, 윤주헌(58) 전 영동군 기획감사실장 등이 후보군에 포함된다. 정치상황에 따라 달라지긴 하지만, 정치권에서도 공무원 출신에 대한 호감도가 높아 영입 우선순위에 해당된다.

◆공무원의 한계(?)

전·현직 공무원 출신 후보들의 가장 큰 무기가 행정경험을 통한 ‘안정감’이라면, 약점은 탄력성과 정치력 부족을 꼽을 수 있다. 과거와 달리 기초단체들도 각종 사업 유치를 위해 무한경쟁에 뛰어들어 쟁취해야 하는 게 현실이다. 이런 점을 감안할 때 공직이라는 바람막이 속에서 살아온 공무원 출신들이 기초단체장을 맡아 얼마나 탄력적으로 행정을 이끌어 나갈지는 미지수다.

정치인 출신으로 2006년 선거를 통해 기초단체를 맡은 이장우(44) 동구청장과 이은권(50) 중구청장, 정용기(47) 대덕구청장의 경우 행정경험 부족으로 좌충우돌하는 모습을 보여 왔지만, 행정의 틀을 벗어난 공격적인 대외활동은 구정 발전에 속도감을 붙였다는 평가를 받기도 한다. 행정의 ‘때’가 묻지 않은 창의적인 구상이 비공무원 출신 후보들의 경쟁력인 셈이다.

지역정가에서는 “유권자들은 안정 속에서도 변화를 요구한다”며 “고착화돼 있는 공무원의 틀을 깨고 비공무원 출신 후보들이 가진 활동성과 역동성, 활력을 얼마나 보여 줄 수 있느냐에 승패가 달려 있다”고 충고하고 있다.

이선우 기자 swlyk@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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