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대 첫 국정감사가 전체 일정 중 3분의 1을 소화했지만 뚜렷한 성과가 보이지 않는 등 '국감 무용론' 마저 나오고 있다.

여야는 국감의 원래 목적인 행정부 감시 및 대안 제시 등 보다는 쟁점사항에 대한 서로 다른 목소리 내기, 신·구 정권에 대한 엇갈린 공세에 집중하면서 정쟁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이 때문에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와 같은 상임위에선 방송 장악 논란으로 수차례 정회가 거듭하면서 실제 피감기관에 대한 국감은 '수박 겉핥기'를 거듭했다.

이 상임위는 지난 7일과 9일 국감이 파행으로 흘렀고 한나라당과 민주당 의원들은 국감을 제쳐두고 '고성'으로 맞받는 풍경을 연출했다.

교육과학기술위 국감에선 공정택 서울시 교육감 선거비 의혹 논란이 불거지면서 회의가 파행되는 사태가 벌어졌고, 지식경제위원회에선 피감기관 간부가 소속 의원에게 폭언·폭행하는 사태까지 벌어지며 파행이 불거졌다.

한나라당은 이번 국감을 참여정부 실정 등 '잃어버린 10년'에 초점을 맞춰 질의하는 반면, 민주당은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에 포커스를 두고 있어 서로 엇갈린 상임위 운영과 질의가 잇따르고 있다.

이 같은 상황은 지난해 정권교체가 이뤄지긴 했지만 국감은 지난해 통계나 지표 등이 기준이 되기 때문으로 한나라당은 지난해의 통계를 활용, 구 정권에 대한 공세를 강화 중이다.

반면 민주당은 이명박 정부에서 불거진 문제들에 집중하면서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 등 경제팀의 환율 정책 실패, 종부세 완화 법안 문제, 멜라민 늑장 대응 등 최근 현안 중심으로 공세에 나서고 있다.

민주당은 또 최근 불거진 각종 의혹을 근거로 강 장관과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 이봉화 보건복지부 차관 등에 대한 위증죄 고발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18대 첫 국감에서 정쟁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국감 무용론 등도 거론되고 있다.

자유선진당 권선택 원내대표는 당 5역회의에서 "국감의 원래 목적은 현장의 목소리를 충분히 듣고, 정책이 일선에서 어떻게 이뤄지고 있는지를 정확하게 파악해 법이나 의정활동에 반영하자는 것인 데 국감이 실효성과 실익이 있는지 이번 계기를 통해 면밀히 검토할 가치가 있다"면서 "국감이 끝날 때 이런 문제에 대한 개선을 위해 국회법 개정안을 내놓겠다"고 밝혔다.

 서울= 김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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