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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정규 전 청주대 교수가 9일 제천시청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10여 년 동안 소장하고 있던 ‘의병 가사집’을 최초로 공개하고 있다. 제천시청 제공 | ||
전투에 나서는 의병들이 사기를 복돋우기 위해 불렀던 ‘군가’가 담긴 의병 가사집이 공개되기는 처음이다.
박정규(64) 전 청주대 교수는 9일 제천시청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10여 년 전 고서점에서 구입해 소장해 오던 의병 가사집을 의병의 고장인 제천에서 처음 공개하게 됐다”면서 “이 가사집은 국난에 대한 강한 저항의식과 민중을 계몽하는 내용을 다루고 있어 개화가사의 특성을 잘 보여주고 있다”고 밝혔다.
1915년(을묘)에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이 가사집은 가로 9㎝, 세로 14㎝의 크기로 휴대하기 편한 수진본(袖珍本·포켓용)으로 만들었다.
이 가사집에는 1900여 글자로 구성된 4·4조의 장편 가사 형식인 군가 ‘제천 의진 격가(堤川 義陳 檄歌)’가 53쪽에 걸쳐 수록됐다.
3장으로 구성된 제천 의진 격가의 가사는 ‘슬프다 우리 팔역 창생… 통곡되고 통곡되다… 왜국이적 양국금수’ 등 강한 항일정신을 표현하고 있다.
박 전 교수는 “박영효, 서광범 등 당시 활동했던 친일 정치인들이 등장하는 것으로 미뤄 볼 때 집필연대는 1895년 경으로 추정되지만 작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면서 “일제의 자료인멸 등으로 현존하는 의병가사가 드물어 의병들의 궤적을 살피는 귀중한 자료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시는 박 전 교수의 자문과 역사적 고증을 거쳐 ‘제천 의진 격가’를 제천의병사 연구에 활용할 계획이다.
제천=이대현 기자 lgija2000@c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