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길과 베스 등 외래어종이 토종어족을 다 잡아먹죠. 대청호에 외래어종이 유입된 게 불과 십 수 년밖에 안 지났는데 대청호 일부 하류에서는 물고기를 잡으면 반은 외래어종이에요.”

토종어족의 씨를 말리는 배스 등 외래어종이 대청호 전역에 퍼져 어업으로 생계를 이어가는 주민들의 주름살을 더욱 깊게 하고 있다.

외래어종은 1990년대 중반 대청호에 들어와 토종어류를 잡아먹으며 불과 15년 만에 대청호의 터줏대감으로 자리 잡았다.

이 때문에 어업으로 생계를 꾸려가는 대청호 인근 어민들은 외래어종의 번성으로 뱀장어, 메기, 붕어 등 토종물고기가 사라지면서 어업소득이 크게 줄어들었다. 또 배스 등과 같은 외래어종은 수중 생태계 파괴는 물론 부영양화 원인인 식물성 플랑크톤의 포식자인 동물성 플랑크톤까지 먹기 때문에 수질오염의 주범으로도 꼽히고 있는 실정이다.

이처럼 외래어종이 대청호에 활기를 치고 다니지만 이를 막을 수 있는 방법은 전무한 실정이다.

외래어종은 토종어족에 비해 성장이 매우 빨라 아직 다 자라지 못한 토종어족들을 다 잡아먹어 토종어족 치어들을 대청호에 방류한다 해도 그 효과가 미비하기 때문이다.

이에 일부 전문가들은 치어 방류 때 배스 등 외래어종 서식지를 피하는 곳에 방류해야 한다고 하지만 대청호 전역이 외래어종 서식지여서 이마저도 마땅치가 않다.

충북 옥천군 안내면에서 내수면 어업으로 생계를 꾸려가는 한 어민은 “외래어종이 급격히 늘어나 토종어족이 잘 잡히지를 않는다”며 “토종어족의 성장은 더딘 반면 외래어종은 빨리 성장해 토종어족의 씨가 더 말라가고 있는 상황”이라고 현 상황을 설명했다. 또 “외래어종은 잡아봐야 수입이 되지 않는다”며 “외래어종이 잡히면 그냥 내다버리는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대청호에 범람하는 외래어종으로 어민들이 시름에 잠긴 가운데 ㈔대청호보전운동본부는 대청호 토종어족 보호를 위해 27일 충북 옥천군 안내면 장계리 대청호 변에서 블루길과 배스 등 외래어종을 수매했다.

지난해 7차례에 걸쳐 외래어종 1713㎏을 사들인 대청호보전운동본부는 이날 행사에서도 인근 어민들이 잡아 올린 외래어종 수백 ㎏을 1㎏당 3500원씩 구매했다.

이건희 대청호운동본부 사무국장은 “최근 들어 대청호에 외래어종이 번성해 메기, 붕어 등 토종 물고기가 사라지고 있다”며 “토종어종을 보호하기 위해 어민이 잡아 올린 외래어종 2t 이상을 구매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성우 기자 scorpius75@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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