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일선 중·고교에 수준별 출제·평가 방식이 도입된다.

수준별·능력별 평가를 통해 학생들의 학업동기를 고취시키기 위함이나 학내 위화감 조성과 사교육 유발, 배점방식에 대한 공정성 논란도 우려된다. 또 오는 7월부터 대전지역 15개 중·고교에 수학교과 전용교실이 정규수업과 방과 후 학습공간으로 운용되는 등 사실상 ‘교과교실제’가 전국에서 처음으로 가동된다.

대전시교육청은 21일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2009학년도 수학교과 전용교실 구축 기본계획을 발표했다. 시교육청은 이를 위해 올해 수학 전용교실을 운영할 중학교 10개교와 고등학교 5개교 등 15개교를 선정했다.

이들 학교에는 교당 1000만 원씩의 예산을 지원해 내달 말까지 수학교과 전용교실을 만들 계획이다.

시교육청은 지난달 일선 중·고교 32개교로부터 신청을 받아 서류심사와 현장실사를 벌였으며, 고교의 경우 서일여고와 서대전여고, 보문고 등 사립 3개교와 충남고, 대전 용산고 등 공립 2개교 등 모두 5개교가 선정됐다.

또 학습부진학생 지도와 수월성 교육을 위한 수준별 이동수업 공간으로 활용되고 수학교과 동아리, 교과협의회 등 교사들을 위한 공간으로도 활용된다.

시교육청은 수학전용교실을 연차적으로 확대해 오는 2013년까지 시내 모든 중·고교에 설치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학생들의 수학실력 향상을 위한 4개 수학교육 연구시범학교를 전국에서 처음 지정, 운영하고 수학교사 수업능력 향상을 위한 ‘에듀코아 수업클리닉’도 운영키로 했다.

시교육청은 또 수학 전용교실을 비롯해 수준별 이동수업을 실시하는 교과목을 중심으로 학생 수준을 고려한 수준별 출제와 평가를 도입한다. 이는 일선 학교에 수준별 이동수업이 확대되면서 새로운 평가 방식이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그동안 교육계 일각에선 현행 9등급 체제의 일괄적인 내신 평가 방식을 바꾸기 힘들더라도 수준별 이동수업 도입에 따라 같은 학년, 같은 과목이라도 배우는 수준이 다르면 평가문항 역시 달라야 한다는 지적이 적잖았다.

수준별 출제·평가방식은 중간·기말시험 등 각종 평가에서 같은 과목 내에 기본 공통문항과 수준별 평가문항을 나누고 난이도가 높은 문항일수록 배점을 높이는 것이다.

예를 들어 수학과목 20개 문제 중 15~18번까지는 공통문제로, 3~5개는 수준별로 출제해 난이도에 따라 문항배점을 2점, 3점, 5점씩 부여하고 학생 본인의 능력에 맞는 문제를 풀도록 하는 방식이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현재 전국적으로 수준별 이동수업이 확산되면서 이 같은 수준별 출제가 각 학교별로 도입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교육계 일각에선 현행 수준별 이동수업이 국영수 등 인기과목 위주로 이뤄지고 있는 점을 감안할 때 결국 학교 내 위화감 조성과 고(高)배점을 얻기 위한 또 다른 사교육 유발 등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흘러나오고 있다.

서이석 기자 abc@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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