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21일 오후 2시 비가 내리고 있는 가운데 홈플러스 청주점 인근 상가 도로가 비교적 한산한 분위기를 보이고 있다. 박한진 기자 | ||
21일 오후 2시 홈플러스 청주점 출구 주변 상가들은 여름을 재촉하는 보슬비로 고객들의 발길이 줄어 비교적 한산한 분위기였다.
그러나, 공룡기업의 24시간이란 영업 횡포에 상인들의 분위기는 흉흉했다.
충북상인연합회, 충북청주슈퍼마켓협동조합, 충북경실련 등은 지난 20일부터 오후 2시간씩 교대로 연장영업철회를 주장하는 1인시위에 돌입했고, 홈플러스 청주점 주변 상권도 영업시간 철회에 동조하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여성의류와 가방 등을 판매하고 있는 A매장 관계자는 “홈플러스에 유입되는 유동인구가 많으면 많을수록 홈플러스와 영업품목이 겹치지 않는 매장들은 조금이라도 이점이 있다”며 “하지만 식료품 등을 취급하는 업체들은 타격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A매장 관계자는 이어 “홈플러스의 24시간 연장 운영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다른 대형 매장들도 분명히 연장 운영에 들어갈 것”이라며 “결국 너무 지나친 경쟁은 과당경쟁을 야기시킬 것이고, 대기업들 간의 싸움에 상인들이나 동네 슈퍼마켓만 힘들어지는 셈”이라고 덧붙였다.
홈플러스 인근 상인들은 대형 마트와 업종을 달리하면서 공생관계를 형성하려 하고 있다. 유동인구가 많아지는 덕을 보려는 전략이다.
그러나 이들은 대형 마트의 지나친 상술은 오히려 지역상권을 붕괴시키는 도화선이 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인근 B편의점 관계자는 “밤샘영업을 하기 시작한지 20일 정도 된 것 같은데 홈플러스 주변 상인들도 전혀 몰랐다”며 “소리 소문 없이 대기업들이 지역상인들은 안중에도 없고 돈만 벌면 된다는 안일한 처사”라고 하소연했다.
이 편의점은 낮에는 매출 변동이 거의 없지만 최근 홈플러스가 24시간 영업에 들어가면서 밤 매출이 10% 정도 감소했다.
홈플러스 근처의 상점들뿐 아니라 조금 떨어진 청주 흥덕구 개신동 주변의 상권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개신동에서 편의점을 7년째 운영하는 C슈퍼마켓 관계자는 “경기불황 탓도 있겠지만 이달 들어 매출이 10~20% 줄었다”며 “인근 아파트 주민들이 밤에 홈플러스를 찾기 시작하면서 매출이 뚝뚝 떨어지고 있어서 큰 일이다”고 토로했다.
청주 흥덕구 성화동 주변도 지난해 말 SSM(대기업형 슈퍼마켓)이 문을 열면서 근처 편의점 2곳도 경영난에 허덕이다가 올초 문을 닫았다.
C슈퍼마켓 관계자는 “최근 개신동 주공아파트 3단지 근처에서 오랫동안 개인이 운영하던 대형 슈퍼마켓을 홈플러스 측이 인수해 SSM 오픈을 준비하고 있다는 소문이 있다”며 “대기업들이 24시간 영업도 모자라 골목마다 SSM을 차려 골목상권을 초토화시키기 위해 혈안이 돼 있다”고 말했다.
박한진 기자 adhj79@c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