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전 서남부지구 택지개발사업부지 내에서 청동기시대 주거지 및 석관묘, 원삼국시대 주거지 등이 대규모로 발견된 가운데 20일 용계동 현지에서 관계자 및 시민들이 유적지를 꼼꼼하게 살펴보고 있다. 전우용 기자 yongdsc@cctoday.co.kr  
 
대전 서남부지구 택지개발사업부지 내 용계동에서 충청권 최대 원삼국시대 취락지가 발굴됐다.

중앙문화재연구원은 20일 대전 용계동 일원에서 원삼국시대 주거지 350여 기, 청동기시대 주거지 10기, 청동기~초기철기시대 석관묘 3기, 삼국~고려시대 석관묘 30기 등 총 396기를 발굴했다고 밝혔다.

이 중 원삼국시대 거주지 350기 발견은 그동안 대전 상대동 중동골유적를 비롯 오정동유적, 구성동유적 등의 소규모 원삼국시대 거주지 발굴과 달리 한 마을 전체를 아우르는 규모로 충청권에서는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거주지는 형태와 아궁이, 주공(기둥자리) 등에 있어 다양함을 나타내고 있고, 다수의 밀집군을 이루며 중복관계를 이루고 있다. 이는 주거지가 단일한 시기에 조성된 것이 아닌 여러 시기에 걸쳐 형성된 것을 의미하지만 350기 발굴 중 최소 100기 정도는 상존한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주거지는 대형에서 소형으로, 먼저 구릉 정상부를 점위하다가 점차 사면에 위치시키는 경향성을 띠고 있고, 북쪽은 밀집도가 높고 남쪽으로 갈수록 밀집도가 떨어진다. 특히 주거지를 아우르는 도랑이 건설돼 주거공간을 보호한 것으로 추정된다.

또 원삼국지 유적으로 토기가마 2기와 숯을 생산한 탄요 1기가 확인된 가운데 이들 위치 역시 주거지와 중복관계를 형성해 취락이 확대되면서 생산공간이 이동한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청동기시대 주거지는 유적 남쪽에 능선방향으로 일치되도록 입지했고, 내부에는 위석식 노지와 주초석, 저장공 등이 시설됐다.

용계동 유적의 청동기시대 주거지는 갑천을 중심으로 생활한 지역민의 주거자료 확보는 물론 문화상을 파악할 수 있는 유적으로 평가받았다.

중앙문화재연구원 관계자는 “원삼국시대 주거지 350기 발굴은 당시 중서부(충청권)지역 최대의 취락유적으로 꼽을 수 있다”며 “추후 용계동 발굴조사를 완료하고, 종합적으로 고찰할 경우 원삼국시대 취락 정보 및 문화상에 대한 큰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용계동 유적에서는 청동기시대~고려시대에 걸친 주거지 등 생활유적, 석관묘와 석곽묘 등 분묘유적, 탄요·토기가마 등 생산유적 등이 다양하게 조사됐지만 보존상태가 양호하지 못해 보존지구 지정 결정에는 무리가 따를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최장준 기자 thispro@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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