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환율에 신바람을 내던 지역 수출업체들이 원·달러 환율 급락으로 타격을 입지 않을까 전전긍긍하고 있다.

19일 대전지역 경제계에 따르면 지난 3월 2일 1570.3원까지 치솟았던 원·달러 환율이 지난달 1300원대 떨어진 데 이어 이달 들어 1200원대로 급락하면서 수출전선에 먹구름이 드리우자 그간 고환율 기조 속에 쏠쏠한 재미를 보던 지역 수출중소업체에 비상등이 켜졌다.

올 1분기까지만 해도 지역 수출기업들이 환율 혜택을 톡톡히 보면서 중국산 저가 제품과의 경쟁력에서 앞서 매출 증대 효과를 거뒀으나 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이 하락세를 면치 못하자 다수 품목이 악영향을 받고 있다.

더욱이 배럴당 60달러에 육박한 국제유가도 하반기로 갈수록 상승세를 탈 것으로 보여 수출기업 경영난이 가중될 것으로 예상된다.

고환율로 수입이 급감하자 대규모 무역흑자를 달성했던 지역경제도 환율 하락으로 수출이 감소하고, 수입이 증가함에 따라 흑자 폭이 대폭 줄거나 적자로 전환될 위기에 처했다.

한편으론 수입 원자재 비중이 높은 업체나 대규모 달러 부채가 있는 업체의 경우 상대적으로 수혜를 입어 환율 하락에 따른 손실이 상쇄되고, 장기적으로 원·달러 환율이 안정국면에 돌입하면 전반적인 물가도 안정될 것이란 분석이 대두되고 있다.

박은용 대전충남무역상사협의회장은 “환율이 더 떨어질 가능성이 있는데 그럴 경우 수주량 감소는 물론 환율이 높을 때 구매한 원자재 가치가 하락해 수출기업의 자산이 줄어들 것으로 우려된다. 세밀한 원가분석을 통해 지혜롭게 위기를 넘겨야 한다”며 “환율이 안정되면 1000원 대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한기호 한국무역협회 대전충남지부장은 “수출기업으로선 환율이 들쭉날쭉하는 것보다 안정세를 유지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수출 물량뿐 아니라 수입 원자재 가격도 이에 연동되기 때문에 환율이 안정돼야 생산계획을 세우기 용이하다”며 “환율 안정으로 예측 가능한 상황이 전개돼야 물가도 안정을 찾고 국가경제의 근간이 흔들리지 않는다”고 말했다.

한편 중소기업중앙회가 최근 충청권 38개 업체를 비롯한 전국 302개 수출중소기업을 대상으로 글로벌 경제위기 이후 수출환경 변화에 대해 설문조사를 벌인 결과, 20.2%가 ‘기회로 작용할 것’이라고 응답했고, 그 이유로 ‘원·달러 환율 인상에 따른 가격경쟁력 향상’(75.4%)을 가장 많이 꼽아 고환율 특수(特需)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최 일 기자 orial@cctoday.co.kr
Posted by 충투 기자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