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장님, 회사 사정도 어려운데 즐거운 여행도 보내주시고 정말 고맙습니다.’

대전의 한 식품 제조업체 대표 A 씨는 직원들로부터 감사의 뜻을 전하는 문자메시지가 휴대전화에 쇄도하자 모처럼 만면에 미소를 띠며 신바람을 내고 있다.

평일이던 지난 12일을 임시 휴무일로 정해 전 직원이 안면도 국제꽃박람회로 단합대회를 겸한 봄 나들이를 다녀온 것이 직원들의 사기를 드높인 것.

A 씨는 “매출 하락으로 경영여건이 악화됐지만 인력 감축이나 임금 삭감은 하지 않았다. 그런데 직원들이 심리적으로 크게 위축돼 마음이 무겁던 차에 하룻 동안의 깜짝 여행을 계획했는데 의외로 사기 앙양에 큰 도움이 된 것 같아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관광특구 유성에서 대형 숙박업소를 운영하는 B 씨는 최근 직원들의 임금을 5% 인상해 주기로 결정, 내핍경영을 지속하는 경쟁업체들과 뚜렷한 차별화 전략을 펴고 있다.

B 씨는 “경제위기라고 움츠려만 들면 더욱 힘들어진다. 이런 때일수록 구성원들의 기를 살려줘야 하고, 그런 차원에서 급여를 올려주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대덕구 대화동에 자리한 에너지 설비업체의 대표 C 씨는 내달 대덕테크노밸리로 사옥을 확장 이전한다.

첨단설비를 갖춰 제2의 도약을 꾀하는 C 씨는 "돌이켜보면 크고 작은 위기는 언제나 있어 왔다. 불황일수록 연구개발을 통한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해 미래에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대전지역 기업 중에는 침체된 분위기를 반전시키기 위해 조직 내부의 팀워크를 다지거나 임금 인상, 설비투자 확대 등으로 불황 이후를 대비하는 업체들이 늘고 있다.

대전시도 경기가 저점을 찍고 반등할 것이란 기대감 속에 이 같은 기업들의 움직임에 보조를 맞추며 경기회복 선행지표를 홍보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지난주 경제 한파를 이겨내고 일자리 창출에 앞장선 우수 향토기업들에게 감사패를 수여한 시는 ‘대전경제, 희망이 보인다’라는 소책자를 배포, 타 광역시에 비해 낮은 실업률·물가상승률·어음부도율과 기업유치 실적 등을 알리고 핵심전략산업 육성 방안 및 내년도 비전(지역내총생산, 일자리 창출, 수출 등)을 제시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여전히 어렵고 힘들다는 말을 하지만 경기가 바닥을 치고 호전될 것이란 전망도 있고, 실제 여러 지표를 통해 그런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며 “앞으로는 좋아질 것이라는 희망의 메시지를 전파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 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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