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은 예금 이자에 은행을 떠나는 자금이 크게 늘고 있다.

불과 반년 전만해도 시중은행의 1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가 연 8%를 넘나들었고, 저축은행의 경우 연 9%대까지 치솟기도 했지만 올 들어서는 금리가 연 2~3%대로 주저앉은 상태다.

반면 올 초까지만 해도 앞날이 불투명했던 주식시장은 지난 3월부터 상승세를 거듭하며 호조를 띠면서 은행자금 이탈 추이에 가속도를 더하고 있다.

14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3월 예금은행의 정기예금 회전율은 0.4회로 통계가 시작된 지난 1985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정기예금 회전율은 예금지급액을 평균잔액으로 나눈 것으로, 회전율이 높을수록 예금인출이 빈번한 것을 의미한다.

특히 목돈 운영수단인 정기예금의 경우 과거 0.1~0.2회에 머물던 회전율이 이 기간에는 0.4회까지 치솟으며 수신자금이 이탈하는 모습을 보였다.

실제 같은 기간 대전충남지역의 예금은행의 수신 증가액은 1329억 원으로 전월 증가액 9747억 원에 비해 90% 이상 급감했다.

반면 주가 상승세에 맞춰 같은 기간 증권사의 고객예탁금 잔액은 2868억 원에서 2조 6407억 원으로 급증했다.

은행을 빠져나간 자금이 주식·펀드 시장으로 이동하고 있는 것.

또 펀드의 수익률이 개선되면서 주식형펀드를 담보로 대출을 받는 사람들도 다시 급증세를 타고 있다.

주식 편입 비율에 따라 평가금액의 최고 70%까지 대출이 가능한 신한은행의 펀드담보대출 잔액의 경우 지난해 말 1294억 원이던 것이 지난달에는 1448억 원으로 증가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주식시장이 살아나는 데다 부동산의 투자여건도 좋아지면서 물가상승률에도 미치지 못하는 은행의 예금 이자는 사실상 무의미한 상황”며 “은행측에서 고객들에게 예금보다는 펀드를 권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이재형 기자 1800916@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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