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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류병덕 교사(앞줄 가운데)가 학생들과 함께하고 있다. 최인석 기자 | ||
지난 1984년도 교단에 선 이후 줄곧 학생지도를 담당해온 청원 부강공업고등학교 류병덕 교사(50·학생부장)는 학생들에 대한 끝없는 믿음과 사랑만이 문제 해결의 시작이요 끝이라고 했다.
교직생활 25년 동안 23년여를 학생들과 몸으로 마음으로 부딪치고 어우러지는 생활을 해와서인지 류 교사를 보면 학생들의 순수함과 교사의 열정이 그대로 배어나왔다.
일선 학교에서 ‘3D업종’으로 불리며 ‘골치 아픈 업무’로 치부돼 대부분이 기피하는 분야가 생활지도이지만 그는 “어려울수록 보람이 더 크지 않겠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학생들 사이에서 ‘홍길동’으로 통했다. 동에 번쩍 서에 번쩍, 문제가 터지면 누구보다 먼저 나타나 궂은 일을 처리해 냈기 때문에 나온 별명이다. ‘시어머니’란 별칭도 들어야 했다. 그만큼 아이들과 많이 접촉하고 많은 얘기를 나눈다는 방증이다.
하지만 그는 ‘따스한 시어머니’ 노릇을 한다.
교육계 한 인사는 “류 교사만큼 따뜻하게 다가가 학생을 감화시키는 선생님도 드물다”며 “류 교사는 각종 체육대회, 단체행사 등을 통해 자연스럽게 학생들의 관심을 건전한 방향으로 돌리고 학교생활을 즐겁게 할 수 있도록 지도하는 능력이 남다르다”고 말했다.
류 교사는 “80~90년대 초까지는 생활지도를 힘으로 한 적이 있었다”며 “당시에는 외부와 연계된 교내 폭력서클이 판쳐 완력이 아니면 감당할 수가 없었다”고 했다. 물론 요즘은 그런 폭력서클은 없다면서 막나가는 학생 또한 예전같이 많지는 않다고 했다. 하지만 막무가내인 학부모는 요즘도 있다고 했다. 학생지도보다 더 어려운 게 학부모 설득이라고 했다. 그는 “대부분의 교사들이 학생지도의 어려움보다 학부모의 억지에 염증을 느껴 생활지도 업무를 기피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학생지도를 맡다보면 가슴뭉클 할 때도 많고 가슴아픈 일도 많이 접한다. 수감됐다가 출소하는 제자의 부모나 보호자가 없어 직접 찾아가 데려온 일, 15년 만에 나타난 의처증 아버지가 어머니를 구타하는 것을 못참고 순간적 폭력으로 숨지게 해 수감된 제자를 탄원 등을 통해 선처받게 한 일 등은 아직도 잊을 수가 없는 가슴아린 일이다.
그는 “사회에서도 학생이 잘못을 저질렀다고 범죄인 취급을 해선 절대 안된다”고 강조했다. 철없는 학생들의 순간적 일탈을 바로잡아 주는 것은 교사뿐만 아니라 사회구성원 전체의 몫이라고 했다.
그는 “한때의 잘못을 뉘우치고 바르게 성장해 훌륭한 사회인으로 거듭나는 것을 수 없이 보아왔고 자라나는 학생들이야말로 우리의 희망이요 미래가 아니겠느냐”며 활짝 웃었다.
최인석 기자 cisk@c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