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일 오전 2시 청주상당경찰서에 외국인 한 명이 지구대 경찰의 손에 이끌려 형사과로 들어왔다.

우즈베키스탄에서 왔다는 A 모(28) 씨.

A 씨가 경찰서에 끌려온 이유는 3시간 전 청주시 우암동 한 놀이터 인근 노상에서 길을 가던 이 모(48) 씨가 ‘시끄러우니 조용히 하라’고 말한데 격분해 자신의 친구 2명과 함께 이 씨를 폭행했기 때문이다.

경찰조사 결과 A 씨는 지난 2003년 체류기간이 만료된 불법 체류자 신분으로 최근 청주시의 한 공사장에서 철근공으로 일하다 실직한 상태였다.

A 씨를 조사한 경찰은 “A 씨 일행은 이 씨를 폭행하고 신고가 접수되자 2명은 달아났다”며 “그들도 불법 체류자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A 씨는 결국 경찰에 의해 출입국관리사무소로 인계됐다.

경기침체로 일자리를 잃은 외국인 불법 체류자가 증가하면서 각종 범죄에 연루되고 있다.

불법 체류자들은 코리안드림을 꿈꾸며 입국해 내국인이 기피하는 3D현장을 지켜왔지만 경기침체로 각종 현장에서 해고 1순위가 되면서 범죄자로 전락하고 있다.

청주출입국관리사무소에 따르면 지난해 사무소에 불법 체류자로 적발된 인원은 817명으로 지난 2007년 414명과 비교해 2배가량 늘었다.

실직한 외국인 노동자들은 일자리가 없는 상황에서 2개월 이상 한국에 머물 경우 불법 체류자로 전락, 강제출국 대상이 된다.

불법 체류자가 늘면서 외국인 범죄도 늘고 있다.

최근에 절도와 폭행 등 각종 범죄를 저질러 경찰에 붙잡힌 외국인들 대다수가 불법 체류자 신분이었다.

수 차례에 걸쳐 빈집을 털어 700여만 원 상당의 금품을 훔치다 지난 8일 청주상당경찰서에 붙잡힌 B 모(24) 씨 등 2명은 대구 모 대학교에 유학비자로 입국한 뒤 무단이탈한 불법 체류자 신분이었다.

또 해외 신용카드를 위조해 1100여만 원 상당을 구입하다 지난 7일 충주경찰서에 붙잡혀 온 C 모(32) 씨도 3개월 단기종합비자로 입국해 체류기간이 만료된 불법 체류자 였다.

충북지방경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충북도내에서 발생한 외국인 범죄는 385건으로 지난 2007년 286건과 비교해 99건이 증가했고 올해 들어서도 지난 3월까지 99건이 발생했다.

청주출입국관리사무소 관계자는 “불법 체류자가 증가하면 외국인 인력자원 활용에 차질을 빚을 뿐 아니라 외국인 범죄 증가 등 사회적인 문제도 뒤따른다”며 “외국인근로자 고용법의 개선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고형석 기자 kohs@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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