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에도 한도까지 닥닥 긁어서 겨우 버텼는데, 이번 달은 또 어떻게 넘길지 막막합니다.”

새내기 직장인 A(27) 씨는 “대학을 졸업하고 취업을 하기까지 몇 달 동안 신용카드 현금서비스로 버텼던 것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고 푸념했다.

경기침체 장기화로 신용카드에 의존하는 서민들이 늘면서 카드 한도소진율도 급증하고 있다.

이들 서민들은 시중은행들이 유동성 악화 대비 등으로 대출문을 더욱 좁히면서, 접근이 상대적으로 쉬운 신용카드 현금서비스에 의존하는 경우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현금서비스 한도소진 비율은 서민층일수록 더욱 심각하게 나타나고 있다.

최근 한국은행 자료와 금융권에 따르면 신용카드 현금서비스 한도소진율은 지난해 말 6.8%로 전년 5.5%보다 1.3%포인트 상승했다.

이 가운데 신용도 8~10등급인 서민층의 한도소진율은 무려 28.2%로 전년 동기(22.5%)보다 급등했다.

반면 1~2등급의 상위층은 한도소진율이 전년과 변함없는 0.2%에 머물러 상당한 차이를 보였다.

더욱 큰 문제는 서민층의 경우 신용카드 현금서비스로 당장의 면피는 가능할지라도, 높은 이자율과 연체에 따른 한도 하향조정 등으로 부담이 눈덩이처럼 불어난다는 것.

지난해부터 집안사정으로 현금서비스 비중이 늘었던 B(35) 씨의 경우 지금은 카드빚을 다른 신용카드로 갚는 이른바 ‘돌려막기’까지 진행된 상태다.

B 씨는 “예전에는 거의 써보지도 않던 현금서비스를 언제가부터 한도까지 쓰게 됐고, 지금은 한도의 절반은 다른 카드빚 막는데 쓴다”며 “내가 말로만 듣던 돌려막기를 할 줄을 생각도 못했다”고 토로했다.

결국 이 같은 상황이 별다른 대책없이 지속될 경우 연체율 증가 등 카드사의 부실화로 이어질 수 있어 조속한 대책이 요구된다. 이재형 기자 1800916@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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