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담보대출 금리의 폭등세와 부동산 경기의 침체라는 엇박자 속에 전세 수요가 급등하면서 지역 내 전세자금 대출이 크게 늘고 있다.
이런 탓에 지난 여름 비수기에도 상승세를 이어갔던 대전·충남지역 전세금은 가을철 본격적인 이사 시즌을 맞아 더욱 뛰면서
전세살이를 하는 서민들의 이삿짐을 짓누르고 있다. 특히 대전시 유성구 노은지구와 충남 천안의 아파트 밀집지역 등은 전세금이
폭등세를 보이고 있어 이를 마련하기 위해 추가 대출까지 받아야 하는 실정이다.
노은 2지구의 89㎡형(26평) 아파트에서 전세를 살다가 지난달 재계약을 한 A(36) 씨도 원래 금액보다 30%나 오른 추가 전세금 2000만 원을 마련하기 위해 은행을 찾아가야 했다.
A 씨는 "너무 많이 올라 다른 곳으로 이사를 갈까도 생각했지만 집사람이 산달인데다 직장 문제 등으로 이사가 여의치 않아 대출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며 "한 달 사이에 대출이자도 많이 올라 다음 재계약 때도 올려달라고 하면 그때는 이사를 가는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이 같은 사정은 충남지역도 마찬가지.
천안시 신부동과 두정동, 백석동 등 교통이 좋은 아파트 밀집지역은 전세수요가 공급을 압도하면서 오른 전세금에 웃돈을 줘도 구하기 어려울 정도다.
때문에 전세금도 초강세를 나타내며 주요 아파트의 85㎡형 이하 국민주택 전세금은 매매가의 85%까지 치솟으며 수도권보다도 높은 전세금 비중을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지난달 전세자금 보증공급액도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며 전세난의 단편을 보여줬다.
6일 한국주택금융공사 대전지사에 따르면 지난달 대전·충남지역 전세자금 보증공급액은 149억 8200만 원으로 전년 동기(7980억 원) 대비 두 배 가까이 치솟았다.
지역별로는 대전이 75억 원, 충남이 74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90% 이상 급등했다.
부동산114 김종호 대전충청지사장은 "금리 등 금융사정이 나빠지면서 현재 지역의 전세 사정이 중소형 물량 위주로 크게 오르고
있다"며 "향후 2∼3년간 입주 물량이 없기 때문에 신혼부부 등 신규 전세 수요자들은 더욱 전셋집을 구하기 어려울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이재형 기자 1800916@cctoday.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