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시 우암동에 살고 있는 이 모(29) 씨는 최근 전당포에 평소 아끼던 노트북을 맡기고 100만 원을 빌렸다.

이 씨는 담보 없이는 돈을 빌려 줄 수 없다는 은행의 높은 문턱에 아끼던 노트북을 들고 전당포를 찾을 수 밖에 없었다.

이 씨는 “사채를 쓸 수도 없고 당장 돈이 생길 때도 없어서 급한 대로 전당포를 찾았다”고 말했다.

경기침체 영향으로 서민 가계의 돈 줄이 마르면서 자금을 급하게 찾는 사람들이 전당포로 향하고 있다.

금과 각종 보석 등 결혼예물을 맡기는 중년층에서부터 노트북 등을 맡기는 대학생, 명품가방을 맡기는 젊은 여성들까지 전당포를 찾는 사람들과 맡기는 물건도 다양해졌다.

청주시에서 현재 영업 중인 전당포는 7곳.

이들 전당포들이 받고 있는 물건들은 금 등 각종 귀금속에서부터 가전제품과 노트북, 명품가방, 카메라 등 다양하다.

전당포 이율은 각 전당포 별로 약간씩 차이가 있지만 청주시내 전당포 대부분은 5~6%의 이율을 책정하고 있다.

가령 금목걸이를 맡기고 10만 원을 빌렸으면 이를 찾아갈 때까지 매달 5000~6000원은 전당포의 몫이다.

청주시 서문동의 한 전당포 주인은 “최근 경기가 어려워지면서 전당포에 이율과 맡길 수 있는 물건 등을 문의하는 전화가 예전보다 크게 늘었다”며 “매출도 지난해에 비해 20~30% 늘어난 것 같다”고 말했다.

경기침체에 전당포가 호황을 누리면서 전당포에서 인기를 끄는 품목도 변하고 있다.

10여 년 전만 하더라도 전당포에서 가장 인기를 끌었던 품목은 카메라였지만, 최근 전당포에서 가장 인기있는 품목은 단연 금이다.

얼마 전까지 금 값이 오르면서 금 값이 떨어지기 전에 전당포에 맡기고 돈을 빌리려는 사람이 늘었기 때문이다.

청주시 문화동의 한 전당포 주인은 “최근까지 금 값이 오르면서 다른 제품보다 금을 맡기면서 빌릴 수 있는 돈을 묻는 사람이 더 많아진 것 같다”고 말했다.

전당포에 물건을 맡기고 돈을 빌리는 발길이 이어질 수록 맡긴 물건을 찾아가지 않는 사람들도 늘고 있다.

물건을 맡긴 뒤 돈이 마련되지 않자 맡긴 물건을 그대로 전당포에 두는 것이다.

서문동 한 전당포 주인은 “과거에는 물건을 맡긴 사람들 대부분이 늦어도 두 달 내에 담보물을 찾아갔지만 최근에는 10명 중 2명 꼴로 담보물을 맡기고 찾아가지 않는다”며 “수중에 돈이 없다보니 이 같은 현상이 생기는 것 같다”고 말했다.

고형석 기자 kohs@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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