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학기인 4월에 죽음이라는 극단적 선택을 하는 학생들이 갈수록 늘고 있다. 충청투데이는 위험수위로 치닫은 ‘학기 초 학생자살’ 현상에 대해 사회적 경각심을 일깨우고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특별점검한다. 편집자주

대부분의 학생들이 새학기에 적응하기 시작하는 4월 이후, 정신건강을 위협받는 학생들의 사투 또한 본격화되고 있다.

교육환경의 변화가 주는 부담감과 학년이 올라갈수록 더해지는 성적에 대한 압박감, 그로 인한 열등감과 소외감 등이 시작되면서 학생들의 심리적 고통이 최고조에 달하기 때문이다. 최근 들어 이 같은 심리적 압박을 극복하지 못하고 학기 초에 죽음이란 극단적 선택을 하는 학생들이 늘고 있는 것으로 파악돼 관계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글싣는 순서>
①死月이 된 4월
 
②잘못된 그들의 선택

③대책없나

대전시교육청과 충남도교육청, 경찰 등에 따르면 지난 4월 한 달 동안 음독, 집단자살 등의 극단적 시도를 한 것으로 파악된 대전·충남지역 중·고교생들은 무려 10명에 달했다. 이 중 6명은 다행히 큰 사고를 면했지만 4명은 끝내 숨을 거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3년간 대전·충남지역 초·중·고교 자살학생수가 연 평균 8.5명이었다는 점을 감안할 때 학기 초 학생들의 죽음이 집중되고 있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대전의 경우 지난달에만 4명의 고교생이 자살을 시도, 3명이 숨진 것으로 파악됐다. 이는 지난 2006년 스스로 목숨을 끊은 학생이 3명, 2007년 6명, 2008년 5명이었던 것에 비해 월등히 높은 수치다.

◆성적 압박과 학교 부적응

지난달 일선 중·고교들이 중간고사를 치르는 시점을 전후해 무려 8명의 학생들이 극단적 시도를 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28일 대전의 모 여고 3학년 A 양은 부모가 집을 비운 사이 자신의 집 13층 베란다에서 뛰어 내려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다음날 오전 대전의 고교 1학년 B 양 또한 중간고사를 앞두고 시험에 대한 압박감으로 11층 자신의 방에서 밖으로 뛰어 내렸다.

학교 관계자에 따르면 중학교 시절 성적이 우수했던 B 양은 고교 입학 후 가중된 성적에 대한 스트레스와 자신감 결여로 자살을 시도했다. 다행히 B 양은 큰 사고를 피하고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지만 가족 등 주위의 충격은 이만 저만 아니다.

충남에선 6명의 여중생이 집단 음독을 시도했다. 지난달 28일 같은 반 친구 사이인 태안 모 중학교 2학년 C 양 등 6명은 방과 후 인근 상점에서 극약을 구입해 음독을 시도했다. 중간고사에 대한 부담과 어려운 가정환경에 대한 좌절감에 우발적 시도를 한 이들 6명 중 비교적 다량의 극약을 마신 C 양은 끝내 숨을 거둔 것으로 알려졌다.

◆사회안전망 부실도 원인

부실한 사회안전망도 도마위에 오르고 있다. 학생들이 벼랑끝에 내몰려 극단적 선택을 하는 사이 가정과 학교, 사회를 연계한 사회적 안전망은 제대로 가동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14일 대전의 모 여고 2학년 D 양은 강원도 횡성 소재 펜션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 조사결과 D 양은 자살사이트에서 만난 일행 4명과 함께 집단자살을 시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이후 자살사이트나 블로그에 떠도는 자살정보에 대한 단속에 나섰지만 너무 늦은 조치였다.

진창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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