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드민턴 국가대표를 꿈꾸는 대전 서구의 지원(중2·남·가명)이는 요즘 운동이 너무 힘들게 느껴진다.

초등학교 시절 전국대회 6연패를 거머쥐며 주목받는 신예로 부상, 배드민턴부가 있는 중학교로 진학했지만 학교에 체육관이 없어 매일 다른 학교로 ‘운동 원정’을 가야하기 때문이다.

각종 장비들을 챙겨 시내버스를 탈 때면 회의가 든다는 지원이는 “우린 다른 시·도처럼 좋은 환경에서 운동할 수 없는 거냐”고 푸념을 털어놨다.

대전지역 체육꿈나무들이 열악한 시설로 인해 고통받고 있다.

상당수 학생들이 학교에 운동을 할 수 있는 공간이 없어 체육관이 갖춰진 타 학교로 원정을 가는 일상이 반복되고 있는 것.

관계기관의 엇박자가 이 같은 열악한 환경을 만들고 있고 이로 인해 전국적으로 두각을 나타내는 체육인재들이 다른 시·도로 유출되는 상황까지 발생해 대책마련이 요구된다.

대전시교육청에 따르면 현재 대전지역 초·중·고교 중 체육관이 없는 학교는 30%에 달한다.

이중 남선중이나 대덕전자기계고처럼 체육특기생을 육성하는 학교들은 체육관 설립이 시급하지만 관계당국의 지원은 요원하기만 하다.

대덕전자기계고의 관계자는 “교육청 등에 수없이 체육관 건립을 요구했지만 예산상의 이유로 번번이 난색을 표했다”며 “운동을 위해 매일 버스를 타고 40분을 가야하는 학생들은 연습부족으로 실력 향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지적했다.

열악한 환경을 이유로 대전을 떠나는 운동부 학생들도 상당하다는 게 이 관계자의 설명이었다.

이처럼 일선 학교와 학생들의 높은 요구에도 체육관 건립이 이뤄지지 않는 건 관계당국의 관심부족이 가장 큰 원인으로 지목된다.

2007년 5월, 체육관 건립 예산을 교육청과 지자체가 7대 3 대응투자토록 규정이 바뀌었지만 관계기관의 협조가 제대로 뒷받침되지 못하며 예산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

특히 시와 구 등 지자체는 체육관 건립을 위한 예산지원이 필요하다는 사실 자체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로 인해 2007년 이후 일부 사립학교를 제외하곤 대전지역 공립학교에선 단 한 곳도 체육관이 신설되지 않았다.

이에 대해 시교육청 관계자는 “교과부에 특별교부금을 신청하면 70%의 예산을 확보할 수 있어 시 예산만 지원된다면 건립을 추진할 수 있다”고 말했고 시 관계자는 “교육청의 체육관 건립 요청이 들어온 적이 없다”고 답했다.

진창현 기자 jch8010@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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