홧김에 또는 부모가 자신을 나무란다며 부모를 마구 때리거나 살해하는 패륜범죄가 잇따르고 있어 사회의 어두운 단면을 보여주고 있다.

4년여 전 친구들과 함께 자신의 아버지를 무참하게 목졸라 살해, 암매장 한 뒤 최근 경찰에 붙잡힌 박 모(21) 씨.

박 씨가 자신의 아버지를 죽인 이유는 단지 술에 취해 행패를 부린다는 데 있었다.

박 씨는 지난 2005년 9월 19일 충북 진천군 초평면 자신의 집 인근 공터에서 아버지 박 모(53) 씨가 술에 취해 “엄마를 찾아오라”며 행패를 부리고 “가족까지 다 죽이겠다”는 말에 격분해 아버지를 목졸라 살해하고 암매장 했다.

당시 고등학교 2학년에 재학 중이던 박 씨는 경찰조사에서 “아버지가 가출한 지 2년여 만에 집에 돌아와 다 죽이겠다고 위협해 순간적으로 홧김에 아버지를 죽였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5일 존속폭행 혐의로 구속영장이 신청된 김 모(41) 씨도 홧김에 부모를 폭행했다.

김 씨는 지난 3일 부모가 자신을 나무란다는 이유로 아버지와 어머니를 둔기로 20여 분 간 마구 때렸다. 김 씨의 부모는 경찰조사에서 “아들이 정신질환이 있지만 폭력이 점점 심해져서 경찰에 신고하게 됐다”고 말했다.

지난달 10일에는 돈을 갚으라는 어머니를 폭행하고 목졸라 숨지게 한 30대 남성에게 구속영장이 신청되기도 했다.

이 30대 남성은 지난달 9일 빌려간 돈을 갚으라는 자신의 어머니를 폭행하고 목을 졸라 살해했다.

지난 3월 22일 대전고법 청주원외재판부에서는 어머니를 마구 때려 숨지게 한 40대 남성에 대한 항소심이 열려 재판부는 징역 7년의 원심을 유지하기도 했다.

이 40대 남성은 어머니가 자신의 말에 비꼬는 말투로 대답했다는 이유로 어머니를 마구 때려 숨지게 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피고인의 누나가 간절히 선처를 호소하고 있지만 어머니를 무차별적으로 때려 숨지게 한 점에서 범행내용이 패륜적“이라며 “또한 피고인이 어머니에 대한 폭행의 이유를 아버지로부터 영향을 받은 것이거나 어머니가 원인을 제공했다고 주장하는 등 자신의 책임을 부모에게 전가하는 태도를 보이는 점 등으로 미뤄 중형선고가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자신의 부친을 암매장 한 박 씨를 조사한 충북진천경찰서의 한 경찰관은 “잇따르는 패륜범죄는 사회적인 불평등이 심각해지면서 쌓여만 가는 가족구성원 간의 박탈감과 최근 어려워진 경제상황의 어두운 단면을 보여주는 것 같다”고 말했다.

고형석 기자 kohs@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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