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불황에 공급과잉까지 맞물리면서 대학가 하숙·자취촌에도 빈방이 속출하고 있다.

학비와 생활비 부담을 견디지 못한 고학생들의 휴학이 크게 늘어 대학가 하숙·자취촌의 수요가 급감하고 있는 것이다.

경영난에 몰린 하숙집 주인과 원·투룸 임대사업자는 하숙비와 임대료를 인하하는 등 대책마련에 부심하고 있지만 수요층 이탈을 되돌릴 수 없는 실정이어서 빈방은 계속 늘고 있다.

충남대와 한밭대 등 학교 BTL사업으로 기숙사가 신·증축된 학교 인근 하숙·자취촌의 경우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3년 전부터 유성구 궁동에서 하숙집을 운영해 온 신 모(58) 씨는 “예년의 경우 방을 모두 채워 14명의 학생이 북적거렸지만 지금은 3명뿐”이라며 “빠져나간 학생의 과반수는 휴학으로 집으로 돌아갔고 또 대학에서 기숙사를 대규모로 신축하는 바람에 학생을 채울 뾰족한 방법이 없는 상황이다”고 토로했다.

신 씨는 임대기간이 만료되는 올해 말까지만 하숙집을 운영하고 시골로 돌아가 양계업을 할 생각이다.

일부 하숙집 주인과 원·투룸 임대업자는 증·개축을 통해 일반인 수요를 끌어들이는 방안을 강구하고 있지만 부동산 경기불황 여파로 인해 이러한 노력이 성과를 낼지는 미지수다.

동구 자양동 우송대학교 인근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입학시즌이 끝나 당분간 새로운 주택수요가 없는 상황에서 학생 정원마저 감소세를 이어가자 대학 인근 부동산 시장은 속수무책으로 불황에 떠밀리고 있다.

인근지역 임대업자는 불황타개 자구책으로 일반인 임대수요 확충을 위한 할인 공세에 나서고 있지만 효과는 미미하다.

입학시즌 이 지역 평균 투룸 임대시세가 보증금 500만 원에 임대료 35만 원선에서 형성되고 있으나 최근 보증금은 절반 이하로 떨어졌다.

월임대료 수입만 얻을 수 있다면 보증금은 무의미하다는 판단에서다.

그나마 빈방 방치를 면하기 위해서는 월임대료도 10~20% 정도 인하할 수 밖에 없지만 문의조차도 뜸한 상태다.

업계 일각에서는 이 같은 경영난 악화에 대해 불법과 편법을 동원한 무분별한 증·개축으로 인한 공급과잉으로 임대업자가 화를 자초했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황의장 기자 tpr111@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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