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 모 씨는 청주시 흥덕구 봉명동에 지난해 11월 삼겹살집을 오픈했다. 식품업계에 종사하던 강 씨는 지난해부터 시작된 경기불황으로 회사가 어려워지자 이 기회에 자신의 사업을 시작하겠다는 꿈을 안고 회사를 퇴직했다. 창업자금은 퇴직금과 함께 일부는 대출을 받았다. 강 씨는 나름대로 음식에 자신을 가지고 있었고 좋은 재료를 쓰면 충분히 승산이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강 씨의 판단은 오판이었다. 유동인구가 많지 않은 곳에 입지해 손님은 좀처럼 늘지 않았다.

강 씨는 가게세를 내기에도 벅찬 상황이 되자 심각하게 폐업을 고민하고 있다. 꿈을 안고 사업을 시작한지 불과 6개월 만이다.

청주지역에서 개업한 일반음식점의 10개소 중 1곳가량이 6개월도 버티지 못하고 문은 닫는 것으로 나타났다.

30일 청주시에 따르면 지난해 4월부터 지난달까지 청주시에서 신규 개업한 일반음식점은 783개. 같은 기간에 폐업한 일반음식점은 670개이고 무단 휴업 등으로 인해 시가 직권으로 말소하는 등의 행정처분을 받은 업소가 198개 이다.

시가 같은 기간 폐업한 음식점의 평균 영업기간을 조사한 결과 118개 음식점은 1년 미만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중 50개 음식점은 6개월 미만이었다.

이 같이 1년도 못 넘기고 문을 닫는 일반음식점이 속출하는 이유는 과거 ‘먹는 장사는 망하지 않는다’는 속설만을 믿고 충분한 준비 없이 음식사업에 뛰어들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강 씨와 같이 직장 내 입지가 좁아진 직장인들이 큰 자본금 없이 사업을 시작할 수 있다는 매력에 끌려 음식점 사업에 손을 대는 경우가 많지만 청주지역에서만 7800개에 달하는 음식점간의 치열한 경쟁에서 자본의 한계가 있는 직장인들이 창업에 성공하기에는 어려움이 많다.

시 관계자는 “손쉽게 시작할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음식점을 개업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청주지역에서만 매년 700여 개의 식당이 문을 닫는다는 것도 알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심형식 기자 letsgohs@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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