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과학기술부가 서원학원에 대해 종합감사결과에 따른 계고처분(시정요구)을 한 가운데 현대백화점그룹이 29일 학원 인수를 전제로 학원 구성원과 경영방침 관련 합의서를 작성·발표해 주목되고 있다.

특히 교과부가 감사 이의신청 기각 및 각하에 이어 계고에 들어감으로써 임시(관선)이사 파견 가능성이 높아진 상황에서 정지선 현대백 그룹 회장과 서원학원범대위 지도부 간에 합의서가 작성돼 학원 인수작업이 한층 가시화 될 전망이다.

현대백 그룹이 이같은 행보를 보이자 일각에서는 ‘시간이 문제지 이미 대세는 기울었다’는 시각을 표출하고 있다. 또 교과부가 서원학원에 대한 감사결과 통보를 비롯해 이의신청 기각, 계고 등의 조치를 할 때마다 현대백 그룹이 발빠르게 움직이는 것을 놓고 ‘현대백 그룹이 이미 교과부의 내부 방침이나 향후 조치를 간파하고 대응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현대백 그룹이 범대위와 합의, 서명한 합의서는 학원 공식 부채를 전액 해결함은 물론 매년 일정액을 출연하고 학원의 민주적 운영을 약속하는 내용 등 8개 항으로 구성돼 있다.

현대백 그룹은 우선 △학원 파행운영의 빌미가 돼 온 대외부채(교직원 보증채무 포함) 전액 해결 △대내부채(수익용 재산 보충분 17억 원 등)는 인수 후 정산 결과대로 해결하되, 전 이사장이 결손시킨 교비 약 27억 원도 포함 △매년 전입금 출연 등을 약속했다.

또 그룹 측은 인수할 경우 △법인의 자력 경영 △학원의 민주적 운영 방침 등을 합의서에 담았다. 다만 학교장에 대한 임면권은 법인이 갖되 정관과 사립학교법의 절차에 따를 것임을 분명히 했다.

이와 함께 구성원 합의와 이해당사자의 동의를 얻어 중장기 발전 계획을 마련해서 추진키로 했으며, 서원대 현 캠퍼스는 이전하지 않겠다는 내용도 포함시킴으로써 인수배경과 관련한 일각의 부정적 시각을 불식시켰다.

이 같은 내용은 백화점 그룹 측이 제시한 것을 교수회 총회의 인준을 거친 뒤 총학생회, 직원비상대책위원회, 조교비상대책위원회 등 구성원들로부터 동의를 얻어 확정됐다. 합의서 작성의 백화점 그룹 측 당사자는 정지선 회장이며 범대위에서는 홍민규 위원장, 조명화 교수회장 등 5명이 서명했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이번 합의서 작성은 서원학원 정상화와 발전을 위한 그룹의 순수한 육영사업 의지를 반영한 것"이라며 "현 법인 측의 냉철하고도 현명한 책임의식과 판단력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서원학원이 내달 13일까지 교과부가 계고한 시정요구를 (합당한 사유없이) 이행하지 않으면 이사 전원에 대한 승인취소가 내려지고 임시이사 파견안이 사학분쟁조정위원회에 상정된다.

최인석 기자 cisk@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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