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제96회 졸업생을 배출한 천안초등학교는 2007년 9월 1일 개교 100주년 기념식을 개최한 학교로 유구한 역사를 간직하고 있다.

1세기 동안 배출한 동문들은 총 2만 6000여 명에 달하며 천안지역은 물론 경향 각지에서 우수한 인재들이 왕성한 활동을 벌이고 있다. 오랜 전통을 간직하고 있는 학교인 만큼 천안초등학교 총동창회 역시 영욕의 역사를 함께했다. 천안초등학교 총동창회가 창립된 것은 1935년 8월 1일이라는 사실이 그 당시 신문(조선중앙일보)에 보도된 후 1959년 2대 총동창회장에 안상훈(16회) 동문이 취임했으며, 그 후 1971년 9월 1일 김종철(20회) 동문이 3대 회장을 맡게 된다.

김종철 회장이 20여년 넘게 동창회를 이끈 후 서울시장을 역임한 김용래(35회·2009년 작고) 동문이 4대 회장을 맡고, 교육부 장관을 지낸 김숙희(37회) 동문이 5대 회장을 맡아 동문회를 이끌었다.

하지만 역대 회장들의 임기가 10~20년 넘게 이어지면서 동창회는 거의 명맥만을 유지하는 데 불과했다.

특히 역대 회장들이 대부분 서울에 연고를 두고 있어 동문들의 참여가 저조했으며, 내세울 만한 동창회 사업을 이끌어 내지 못해 동문들의 무관심을 자초했다.

하지만 천안지역에 거주하는 몇몇 뜻 있는 동문들을 중심으로 2003년 말부터 '유구한 역사와 전통의 천안초등학교 명성을 되살리자'는 공감대가 확산되면서 총동창회는 새로운 전기를 맞게 된다.

동창회 부흥의 중심에 서 있던 허 전(53회·가온감정 충남지사장) 동문은 기존의 산만한 동창회 조직체계를 재정비해 응집력 있는 일원화된 조직으로 변화시키고 신뢰받고 책임지는 동창회를 재창립하겠다는 강한 의지로 동문들의 뜻을 하나로 모으는데 성공한다.

2004년 6월 6대 총동창회장에 취임한 허 회장은 현재까지 5년째 동창회를 이끌면서 그동안 70여 년간 이루지 못한 동창회의 각종 사업을 신들린 사람처럼 이뤄내고 있다.

우선 허 회장은 천안초등학교의 공식적인 개교기념일로 알려진 1911년 9월 1일(천안공립보통학교 인가·개교일) 이전에 천안초의 전신인 사립천안영진학교가 1907년 설립되었음을 역사적 사료를 통해 유추·확인하고 1907년을 기념연도로 정하게 된다.

   

또한 허 회장은 동문들의 성원과 격려에 힘입어 2004년 5월 천안시 성황동에 대형 사무실을 마련하고 각 기수별 모임을 활성화하는 한편 교세가 줄어들고 있는 모교 살리기에 적극 나선다.

동문들의 적극적인 참여로 총동문회가 구성된 후 70여 년 만인 2004년 9월 '제1회 천안초등학교 총동창회 체육대회'를 개최했다. 허 회장은 지금도 그날의 감회를 잊을 수가 없다.

그 후 허 회장의 동문회 활동은 더욱 탄력을 받아 모교 교사 및 강당 증·개축협의, 총동창회 명부록 발간, 모교 축구부 후원회 재결성 등 거침없는 행보를 계속했다.

하지만 5년째 총동창회를 이끌고 있는 허 회장의 기억에 깊숙이 각인된 것은 2007년 9월 1일 충남학생회관에서 거행된 '천안초 개교 100주년 기념대회' 행사다.

각계각층에서 활발한 활동을 벌이고 있는 동문 2000여 명이 참석한 이날 기념대회에서 가장 뜻 깊은 행사는 일제강점기 시절, 창씨개명으로 인해 일본이름으로 졸업장을 받은 동문들에게 한글졸업장을 수여하는 자리였다.

또한 총동창회는 100주년을 맞아 이종각(36회·경희대 명예교수) 동문의 협조를 받아 '작은 새싹이 크게 자라 큰 기둥이 되듯이, 이 학교에 머물며 가꾸어가던 작은 꿈들이 무한한 사상으로 자라나 세상을 떠 바칠 기둥이 되라'는 의미를 담은 기념상을 교정에 세웠다.

현재 총동창회는 개교 100주년 사업의 일환으로 추진하는 '천안초 개교 100년사'에 제작에 혼신을 다하고 있다. 두 차례의 교정이 완료되어 다음달이면 햇빛을 보게 되는 100년사는 천안지역의 역사를 함께 수록하고 있어 귀중한 사료적 가치를 가질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100년사가 발간되면 동창회는 전국 자치단체, 국회를 비롯한 각급 기관 도서관, 천안지역 각급 학교 등에 무료로 배부한다는 야심찬 계획을 갖고 있다. 천안=이의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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