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배는 황토 페인트로 하고, 장판은 데코타일로 붙일까.”

최근 대전시 서구 탄방동 빌라에서 중구 중촌동 현대아파트로 이사하게 된 조 모(35) 씨는 번거로움을 무릅쓰고 손수 도배장판 작업을 하기로 결정했다.

오래된 데다 경기불황 탓에 예상보다 싼 값에 아파트를 구매했지만 취·등록세와 대출관련 서류 수수료에 이사비용과 인테리어 비용 등을 감안하면 최대한 줄일 수 있는 비용에 대한 삭감이 절실했기 때문이다.

조 씨는 도배와 장판, 원목 패널시공까지 직접 작업해 총 120여만 원으로 새 집 기분내기를 끝냈다.

원목 패널 시공의 경우 시공업체를 부르면 기본적으로 100만 원 이상이 들기 때문에 예상비용보다 인테리어 관련 지출은 상당부분 절약한 셈이다.

최근 경기불황 여파로 봄맞이 이사 특수도 옛말이 됐다.

이사를 최대한 자제하고 있고 불가피한 경우에도 새로 입주할 집에 인테리어와 리모델링 등 아파트 유지·보수도 최소한으로 줄이고 있는 실정이다.

일부 서민층의 경우 올해부터 이사 비용 특별공제도 폐지됨에 따라 “이사는 당분간 언감생심이 됐다”는 반응이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연소득 2500만 원 이하 근로소득자가 이사를 할 경우 이사비용의 100만 원까지 소득공제를 받았으나 올해 1월 1일 소득분부터 이 같은 공제 혜택이 사라지게 됐다.

국세청은 “이사비용특별공제가 실효성이 없고 청구 절차가 복잡하다”는 이유로 폐지했지만 이사비용 부담이 만만치 않은 상황에서 이 같은 조치는 부동산 시장의 위축을 부추겼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중구 목동 인근의 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가끔 집을 보러 오는 수요자도 가급적 수리 등 추가 비용이 필요 없는 집을 찾거나 이사를 앞두고 손수 인테리어 작업을 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며 “실수요자의 경우 ‘아직은 때가 아니다’면서 돌아서고 전세의 경우 대부분 계약을 연장하는 등 불황기 세세한 비용지출이라도 줄여보려는 분위기가 실감난다”고 말했다. 황의장 기자 tpr111@cctoday.co.kr
Posted by 충투 기자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