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 강서지구의 191.4㎡(58평형) 규모의 A아파트를 분양받은 김 모(35) 씨는 최근 잔금을 치르지 못한채 분양계약을 포기했다.

김 씨는 이 아파트를 분양받을 당시 4500만 원을 계약금으로, 이후 중도금으로 2억여 원을 치렀다. 중도금을 내기 위해 은행권으로부터 대출받은 자금에 대한 이자만 그동안 2000여만 원. 여기에 잔금을 치르지 못해 붙은 이자 금액도 600여만 원에 달한다.

김 씨가 계약을 포기하면서 손해 본 금액은 총 7000여만 원이 훌쩍 넘는다.

수천만 원의 손해를 보면서도 김 씨가 계약을 포기한 것은 부동산 경기 침체가 지속되면서 아파트 전매가 이뤄지지 않아 더 이상 손해를 볼 수 없다는 마음에 특단을 내린 것이다.

최근 분양받은 아파트의 잔금을 치르지 못해 수천만 원의 손해를 보면서 분양계약을 포기하는 사람들이 속출하고 있다.

23일 이 지역의 부동산 중개업계에 따르면 A아파트는 지난 2월 초 입주가 시작돼 잔금기한이 2개월 이상 지났지만 자금 마련을 하지 못한 분양자들의 계약 포기가 늘고 있다.

A아파트는 지난 2006년 158.4㎡(48평형), 161.7㎡(49평형), 191.4㎡ 385세대를 분양해 성공적이란 평가를 받았으나 프리미엄을 붙여 전매하려는 투자성 분양을 받았던 사람들이 많아 곤혹을 치르고 있는 것이다.

A아파트의 건설사가 자금 해소를 위해 신탁회사에 위탁할 것이라는 소문이 돌면서 분양계약 해지를 하는 사람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중도금 이자에 잔금 이자 부담이 큰 이유도 있지만 매매가 이뤄지지 않는 시점에서 중도금조차 변제할 능력이 없기 때문에 이같은 현상이 지속되고 있는 것으로 부동산업계는 풀이하고 있다.

이 지역의 B아파트 경우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B아파트는 161.7㎡, 171.6㎡(52평형), 174.9㎡(53평형) 규모로 대부분 중대형 위주로 분양했으나 부동산 경기가 어려워지자 큰 규모의 아파트 매매를 꺼려해 분양을 포기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는 것이다.

2곳의 아파트 경우 161.7㎡(49평형) 이상으로 규모가 대부분 큰 물량들이 매매로 수개월째 올라와 있지만 거래는 전무한 상태다.

이곳의 부동산 중개업소 관계자는 “애초 아파트 전매 프리미엄을 보고 투자성 분양을 받은 사람들이 잔금을 치를 자금이 부족하자 계약금과 중도금 및 잔금 이자 등을 손해보면서 계약을 포기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며 “최근 건설사가 신탁회사에 위탁할 것이라는 소문이 나오고 있어 기다리는 사람들도 많아 앞으로 계약 포기 상황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최영덕 기자 ydchoi@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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