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입느냐, 기다렸다 싸게 사느냐.’
백화점에서 판매되는 의류의 경우 신상품이 나오고 몇 달만 기다리면 세일을 시작한다. 옷의 유통은 신상품이 선보이고, 몇 달 뒤면 10~30% 세일을 거쳐 계절이 바뀔 무렵 많게는 50%까지 가격을 인하한다. 1년이 지나면 보통 상설할인매장 등을 거쳐 최대 70% 정도 할인판매하는 것이 보통이다. 어떻게 의류업체들은 몇 개월 만에 큰 폭으로 가격을 낮출 수 있는 것일까? 백화점을 통해 유통되는 브랜드 옷의 가격은 어떻게 책정되는 것인지 살펴본다.
◆옷값, 거품인가?
의류업체들은 일단 기본적으로 시판가의 30% 이상은 백화점 매장관리 명목 등의 수수료 형식으로 책정된다고 주장한다.
또 10~20%는 ‘숍마스터’라고 불리는 백화점 매장 위탁관리자들 몫으로 돌아간다.
옷 한 벌을 백화점에 팔았을 때 의류업체가 벌어들이는 돈은 평균적으로 원가의 2.5배 정도.
하지만 여기에 할인판매 손실분, 재고처리 비용 등을 고려하면 의류 제조업체가 남기는 이익은 더욱 낮아진다.
아무리 디자인이 좋은 제품이라도 100% 정상가에 팔려나가기는 쉽지 않다.
옷값의 원가는 비싸지 않다.
비싼 옷이라도 원가가 20만 원을 넘어서는 옷은 찾아보기 힘들 정도다.
원가만 따진다면 고급 옷이나 저가의 옷이나 큰 차이가 있지도 않다.
그러나 가격차이가 벌어지는 것은 브랜드에서 백화점으로 상품이 넘어가는 단계에서 제조원가의 5배 정도가 곱해지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이른바 ‘3·4·3 원칙’이라는 말이 있다. 생산량의 30%만이 정상가격에 판매되고, 40%는 세일기간에 팔아 적정마진을 남기고, 나머지 30%는 원가 혹은 그 이하 가격의 이른바 ‘땡처리’를 통해 소진하는 것.
또 디자인 실패에서 올 수 있는 ‘위험부담’도 정상가에 포함되는 것이다.
유명 브랜드의 신상품이라도 출시한 10개의 디자인이 다 소진되지는 않는다.
이른바 ‘먹히는 옷’이 있다면 ‘쪽박인 디자인’도 있는 법.
특히 넥타이의 경우 최대 10배수 정도의 가격을 책정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작 ‘팔리는 넥타이는’ 10개 중 1개 정도에 불과하고 나머지 9개는 구색을 맞추기 위해 생산한다는 것.
판매에 실패하는 일부 디자인에 대한 비용을 ‘잘 팔리는 옷’에다 전가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한 의류 제조업체 관계자는 “안 팔릴 줄 알면서 매장에 구색용으로 만드는 의류도 있다”며 “구색용 의류의 손실을 잘 팔리는 옷에서 남기는 마진으로 메우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이 같은 유통구조로 옷값에 거품이 생기는 것인가?
백화점과 의류업체 모두 ‘폭리가 아니다’고 주장한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백화점이 매장을 단장하고 집객효과를 높이기 위해 벌이는 각종 마케팅 비용을 백화점 측이 부담하기 때문에는 적정수준의 수수료를 입점업체로부터 받는 것”이라고 말했다.
의류 제조업체 역시 백화점의 집객력이 매출신장에 큰 도움이 되고, 유명 백화점에 브랜드를 입점시키면 고객들에게 브랜드가 가치가 높아지는 등의 홍보 효과를 누릴 수 있다고 설명한다.
◆현명한 소비전략을 세워라
“백화점 브랜드가 70% 세일? 이거 문제 있는 제품 아니야?”
일반적으로 백화점에서 30~40% 세일만 하더라도 꽤 큰 할인폭으로 여겨진다.
그런데 ‘70% 세일’이라면 백화점에 입점하는 고급 의류 브랜드를 ‘거의 공짜로 살 수 있는 기회’나 마찬가지인 것이다.
기획상품이나 이월상품을 판매하는 행사는 백화점이 상당히 신경쓰는 부분이다.
하지만 이런 기획행사는 고객을 모으기 위한 ‘미끼’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소비자들의 현명한 전략이 필요하다.
공짜는 없다.
싼 옷은 저렴한 만큼 소재나 바느질, 디자인 면에서 조금의 부족함이 있다는 사실을 감안해야 한다.
특히 기획상품을 살 때는 주의해서 꼼꼼히 살펴야 한다. 판촉을 위해 저단가로 주문·제작되는 일종의 미끼상품이다보니 같은 브랜드 제품이라도 기획상품은 원단부터 부자재, 바느질 등이 정상품과는 약간 다른 경우가 있다.
기획상품이라고 다 나쁜 것은 아니지만 자신에게 꼭 맞는 소재나 옷의 마무리 상태 등을 꼼꼼히 살펴야 한다.
이에 따라 일명 ‘쇼핑의 고수’들은 “기획상품보다는 이월상품을 사라”고 조언한다.
매장에서는 기획상품과 이월상품은 구분하지 않고 판매하는 경우가 많아 이를 확인하기 어렵지만, 제조일자 등을 살피면 확인이 가능하다.
권순재 기자 ksj2pro@cctoday.co.kr
백화점에서 판매되는 의류의 경우 신상품이 나오고 몇 달만 기다리면 세일을 시작한다. 옷의 유통은 신상품이 선보이고, 몇 달 뒤면 10~30% 세일을 거쳐 계절이 바뀔 무렵 많게는 50%까지 가격을 인하한다. 1년이 지나면 보통 상설할인매장 등을 거쳐 최대 70% 정도 할인판매하는 것이 보통이다. 어떻게 의류업체들은 몇 개월 만에 큰 폭으로 가격을 낮출 수 있는 것일까? 백화점을 통해 유통되는 브랜드 옷의 가격은 어떻게 책정되는 것인지 살펴본다.
◆옷값, 거품인가?
의류업체들은 일단 기본적으로 시판가의 30% 이상은 백화점 매장관리 명목 등의 수수료 형식으로 책정된다고 주장한다.
또 10~20%는 ‘숍마스터’라고 불리는 백화점 매장 위탁관리자들 몫으로 돌아간다.
옷 한 벌을 백화점에 팔았을 때 의류업체가 벌어들이는 돈은 평균적으로 원가의 2.5배 정도.
하지만 여기에 할인판매 손실분, 재고처리 비용 등을 고려하면 의류 제조업체가 남기는 이익은 더욱 낮아진다.
아무리 디자인이 좋은 제품이라도 100% 정상가에 팔려나가기는 쉽지 않다.
옷값의 원가는 비싸지 않다.
비싼 옷이라도 원가가 20만 원을 넘어서는 옷은 찾아보기 힘들 정도다.
원가만 따진다면 고급 옷이나 저가의 옷이나 큰 차이가 있지도 않다.
그러나 가격차이가 벌어지는 것은 브랜드에서 백화점으로 상품이 넘어가는 단계에서 제조원가의 5배 정도가 곱해지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이른바 ‘3·4·3 원칙’이라는 말이 있다. 생산량의 30%만이 정상가격에 판매되고, 40%는 세일기간에 팔아 적정마진을 남기고, 나머지 30%는 원가 혹은 그 이하 가격의 이른바 ‘땡처리’를 통해 소진하는 것.
또 디자인 실패에서 올 수 있는 ‘위험부담’도 정상가에 포함되는 것이다.
유명 브랜드의 신상품이라도 출시한 10개의 디자인이 다 소진되지는 않는다.
이른바 ‘먹히는 옷’이 있다면 ‘쪽박인 디자인’도 있는 법.
특히 넥타이의 경우 최대 10배수 정도의 가격을 책정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작 ‘팔리는 넥타이는’ 10개 중 1개 정도에 불과하고 나머지 9개는 구색을 맞추기 위해 생산한다는 것.
판매에 실패하는 일부 디자인에 대한 비용을 ‘잘 팔리는 옷’에다 전가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한 의류 제조업체 관계자는 “안 팔릴 줄 알면서 매장에 구색용으로 만드는 의류도 있다”며 “구색용 의류의 손실을 잘 팔리는 옷에서 남기는 마진으로 메우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이 같은 유통구조로 옷값에 거품이 생기는 것인가?
백화점과 의류업체 모두 ‘폭리가 아니다’고 주장한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백화점이 매장을 단장하고 집객효과를 높이기 위해 벌이는 각종 마케팅 비용을 백화점 측이 부담하기 때문에는 적정수준의 수수료를 입점업체로부터 받는 것”이라고 말했다.
의류 제조업체 역시 백화점의 집객력이 매출신장에 큰 도움이 되고, 유명 백화점에 브랜드를 입점시키면 고객들에게 브랜드가 가치가 높아지는 등의 홍보 효과를 누릴 수 있다고 설명한다.
◆현명한 소비전략을 세워라
“백화점 브랜드가 70% 세일? 이거 문제 있는 제품 아니야?”
일반적으로 백화점에서 30~40% 세일만 하더라도 꽤 큰 할인폭으로 여겨진다.
그런데 ‘70% 세일’이라면 백화점에 입점하는 고급 의류 브랜드를 ‘거의 공짜로 살 수 있는 기회’나 마찬가지인 것이다.
기획상품이나 이월상품을 판매하는 행사는 백화점이 상당히 신경쓰는 부분이다.
하지만 이런 기획행사는 고객을 모으기 위한 ‘미끼’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소비자들의 현명한 전략이 필요하다.
공짜는 없다.
싼 옷은 저렴한 만큼 소재나 바느질, 디자인 면에서 조금의 부족함이 있다는 사실을 감안해야 한다.
특히 기획상품을 살 때는 주의해서 꼼꼼히 살펴야 한다. 판촉을 위해 저단가로 주문·제작되는 일종의 미끼상품이다보니 같은 브랜드 제품이라도 기획상품은 원단부터 부자재, 바느질 등이 정상품과는 약간 다른 경우가 있다.
기획상품이라고 다 나쁜 것은 아니지만 자신에게 꼭 맞는 소재나 옷의 마무리 상태 등을 꼼꼼히 살펴야 한다.
이에 따라 일명 ‘쇼핑의 고수’들은 “기획상품보다는 이월상품을 사라”고 조언한다.
매장에서는 기획상품과 이월상품은 구분하지 않고 판매하는 경우가 많아 이를 확인하기 어렵지만, 제조일자 등을 살피면 확인이 가능하다.
권순재 기자 ksj2pro@c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