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상고(현 우송고)는 지난 60~80년대 상업고교 전성기 시절 전국 5대 상업고등학교로 명성을 날렸다.

한해 은행에만 150여 명 이상씩 합격생을 배출하는등 어느 은행 할 것 없이 대전상고인들의 막강 맨파워로 여타 동문들의 부러움과 대전상고 금융인 전성시대를 열었다.

한국전쟁 직후인 1954년 대전 동구에 터를 내린 이래 53회 졸업생까지 3만 1000여 명의 동문을 배출한 대전상고는 강경상고와 더불어 명실상부한 금융전문 인력 양성의 충청권 대표주자로 통하고 있다.

상업 전문계고 관련 인력 수요가 줄어들면서 지난 2002년 인문계고인 우송고로 전환했지만 ‘금융사관학교’란 명성은 여전히 다른 학교에서 넘보기 어려울만큼 탄탄한 영향력을 갖췄다.

대전상고 총동창회(회장 홍성호·16회)는 지난 2002년 우송고 전환을 놓고 동문사회 내에서 정체성을 놓고 한동안 논란이 있었다. 그러나 대전상고 총동창회는 내부 논의 끝에 총동창회 명칭을 대전상고와 우송고를 아우르는 ‘대전상고(우송고) 총동창회’로 하고 향후 자연스럽게 우송고 총동창회로 동창회를 넘겨주기로 혜안을 모았다.

현재도 우송고 졸업식과 입학식 때마다 총동창회장이 공식 참석하고 있고, 해마다 40~50명가량 동문회 장학금을 후배들에게 지원하며 학업에 매진할 수 있도록 아낌없이 뒷받침하고 있다.

선배들의 노력에 힘입어서인지 우송고는 올해 대학진학에서 서울대 5명 등 서울과 대전·충남 주요대학 입시에서 두각을 나타내며 선배들의 후배사랑에 보답하고 있다.

국내외를 망라하는 막강 동문사회를 구축하고 있지만 겉으론 그리 요란스럽지 않다. 실리와 명분을 쌓는 ‘양반의 고장’ 충청도 출신들의 기상이 고스란히 배어 있다. 그래서인지 대전상고 동문들의 면면을 보면 대기업 오너보다 오너를 보좌하며 실질적으로 기업을 이끄는 출중한 CEO를 많이 배출했다.

   

재계에는 노태식 한국은행연합회 부회장이 바로 대전상고 출신이다.

또 현대자동차 부회장을 맡고 있는 이정대(19회) 동문도 대전상고가 낳은 대표적인 재계 인물 중 하나다. 현대차 재경본부장과 기획조정실장 등을 거쳐 현재 현대차의 기획과 전략사업 부문을 담당하고 있는 이 부회장은 상고인 출신 답게 그룹 내 대표적인 재무통으로 통한다. 또 이원보(6회) 계룡건설 고문과 오성철강㈜ 유재욱(13회) 회장, 동화약품 조창수(14회) 사장, 박도봉(24회) 동양강철 부회장 등도 대전상고에서 CEO 자질을 키웠다.

동문들의 진출이 두드러진 은행권에는 지난해 조성길(19회) 동문이 우리은행 충청영업본부장으로 영전했다.

공직사회에는 최홍묵(12회) 계룡시장과 박헌오(15회) 대전 동구청 부구청장, 김윤환(17회) 서울경찰청 치안감, 박종현(17회) 대전시교육청 기획관리국장, 김요성(20회) 공주세무서장 등이, 정치권에는 설장수(11회) 유성구의회 의장과 송석락(14회) 동구의회 의장, 양승근(13회)·김영관(18회) 대전시의회 의원등이 지역발전을 위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의료계에는 김정현 가정의학과 원장(7회) 등이, 세무회계사에는 천재소녀 하버드생 박원희 양의 할아버지이도 한 박충희(1회) 세무사, 김경수 (8회) 세무사 등이 있고, 경찰에는 전 대전동부서와 부여서장을 지낸 오은수(14회) 총경과 전수광(26회) 육군대령 등이 있다.

학계에는 손종호(14회) 충남대 교수와 제20회 대전시문화상 수상자인 이창섭(18회) 충남대 교수, 이정흔(19회) 충남대 교수, 이종곤(19회) 대전대 경영대학장, 한국재래시장학회 회장인 한남대 이덕훈 교수 등이 동문 위상을 곧추세우고 있다.

언론에는 전 대전MBC 김종완(11회) 보도국장, 충청투데이 이원용(18회) 사장과 중도일보 신윤식(19회) 부사장, 중도일보 송명학(22회) 편집국장 등 다수 포진, 막강 위용을 과시하고 있다.

서이석 기자 abc@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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