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그간 일제 잔재를 청산하는 데 있어 첨병의 역할을 담당해 온 공주대 사범대학 이일주(55) 교수는 가장 중요한 것은 바꾸고자 하는 국민들의 의지라고 강조했다.
모두가 함께 일제 잔재 청산에 대한 의지를 갖고 일상적으로 쓰는 단어 하나도 삼가고자 노력할 때 일제에 의해 자행돼 온 우리의 아픈 과거도 치유될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는 아직까지도 일제 잔재들이 청산해야 할 대상인지조차 모르고 사용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지적한다.
특히 지난 13일이 일제의 강제 점령에 항거해 대한민국 임시정부가 수립된 지 90주년이 되는 날이었기에 일부 교육기관에서 나타나고 있는 역사의식 부재는 그에게 더 쓰라린 안타까움으로 다가왔다. 그는 “일제 잔재를 씻기 위한 연구와 교육을 담당해야 하고 통일한국을 이끌어갈 주역을 기르는 교육 분야에서 일제의 잔재가 그대로 답습되고 있다는 문제는 아주 심각하다”고 비판했다.
“현재 학교에서 사용되고 있는 일제 용어는 1반, 2반 등 숫자 순서로 획일화 돼 있는 학급편성 명칭, ‘백묵’, ‘흑판’, ‘결식 아동’, ‘시합’ 등 셀 수 없을 만큼 그 수가 많다”는 이 교수는 특히 ‘유치원’이란 일제 용어가 아직까지 전국적으로 통용되고 있다는 것에 개탄했다.
일제가 우리나라를 강제 점령하면서 일본인 자녀들의 유아교육을 위해 만든 ‘유치원’이란 용어를 100년 이상 그대로 써오고 있는 현실이 역사의식의 부재를 드러내는 현상이라는 것이다.
이 교수는 “높은 건물을 지으려면 기초를 튼튼히 다져야 하는 이치처럼 우리도 인적자원 개발의 출발점인 교육에서부터 일제 잔재 청산 노력을 펼쳐야 한다”며 “임시정부 수립 90주년을 맞는 해에 교육기관이 앞장서 새로운 계기를 마련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진창현 기자 jch8010@c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