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급등에 따른 키코(KIKO : Knock-In·Knock-Out, 통화선물 파생상품) 피해로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는 지역 중소기업들의 숨통이 트일 전망이다.
기획재정부와 금융위원회, 한나라당 등은 1일 서울에서 당정협의를 열고 은행이 자체적인 선별기능을 활용해 4조 3000억 원 규모의 정책자금이 추가로 지원되는 중소기업 유동성 지원 방안을 마련했다.
이와 함께 은행들이 우량 중소기업에 신규 대출을 해 줄 경우 인센티브 제공과 대출이자 대신 전환사채나 신주인수권을 받는 방안도 논의됐다.
이번 당정협의안에 따르면 정부는 올해 산업은행과 기업은행, 수출입은행을 통한 중소기업 자금의 공급 규모를 당초 계획보다 3조 3000억 원 늘리는 한편 신용보증기금이 연말까지 중소기업의 회사채를 인수하는 프라이머리 담보부채권(CBO) 1조 원을 발행키로 했다.
이에 따라 한국은행도 은행들의 중소기업 대출을 늘리기 위해 총액 한도대출을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할 방침이다. 또 정부는 은행의 중소기업 대출이 활성화되도록 신용보증기금과 기술보증기금, 지역신용보증재단의 대출보증 규모를 4조 원으로 늘릴 계획이다.
상세 지원안은 금융감독원이 제시한 신용평가등급 가이드라인에 따라 은행들이 A, B, C, D 등 4개 그룹으로 나눠 내년 6월까지 지원하게 되며, 금감원은 원활한 지원을 위해 대출이 부실화되더라도 고의나 중과실이 없을 경유 은행의 책임을 묻지 않기로 했다.
정상 기업(A등급)과 일시적 경영난을 겪는 기업(B등급)에 대해서는 신규 자금을 지원하고, 부실 징후가 있으나 회생 가능한 기업(C등급)은 기존의 기업 개선작업 제도를 활용한다.
D등급은 회생불능 기업으로 지원을 받을 수 없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이 같은 정부 대책에 대해 회의론을 제기하며 보다 현실적인 대안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키코 피해 중소기업을 위한 구체적인 대책마련 없이 은행 측의 자율성이 지나치게 확대된 이번 대안이 유동성 불안에 담보대출마저 마다하는 은행들이 얼마나 동참할지 미지수라는 것.
중소기업중앙회 관계자는 "현재 업계는 수출을 할수록 손해를 보는 악순환 속에서 흑자도산의 두려움에 떨고 있다"며 "최우선적으로 시급한 것은 부도 위기의 기업부터 살리는 것이며, 이를 위해서는 은행의 자율권 확대보다는 오히려 정부의 주도적인 조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재형 기자 1800916@c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