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0이닝 투구.
그의 손에서 다시 한번 ‘위대한 역사’가 쓰여졌다. 한국 프로야구 사상 그 누구도 밟아보지 못한 고지였다.
송진우의 손 끝에서 공이 던져지고 이대수가 친 공이 디아즈에 의해 잡히는 순간 야구장에 모인 5000여 관중은 일제히 일어나 박수를 보내기 시작했다. 역사의 현장에 자신을 초대해 준 송진우에게 보내는 경의의 표현이었다. 비록 한화이글스는 패했지만 관중들은 경기가 끝난 후에도 송진우를 연호하며 그의 위대한 기록을 함께 기뻐했다.
1989년 한화의 전신인 빙그레에 입단하며 프로에 첫 발을 내딛은 송진우는 2001년 5월 15일 청주 현대전에서 통산 최다 이닝 투구 기록을 세우며 역사를 써내려가기 시작했다. 같은 해 9월 5일 수원에서 만난 현대에게 프로야구 최초 2000이닝 투구를 뽑아낸 송진우는 2004년 7월 27일 SK를 상대로 통산 2500이닝 투구를 달성했다. 그리고 2009년 4월 9일, 송진우는 두산을 상대로 프로 통산 최초 3000이닝 투구라는 대기록을 세웠다.
송진우는 현재 경기출장과 세이브 부문을 제외한 승리, 탈삼진, 투구이닝, 타자수 등 투수 전 부문에서 신기록를 갖고 있고 자신이 가진 그 기록들을 하루하루 새롭게 바꿔가고 있다. 최고령 등판기록도 43세 1개월 24일로 그는 이미 그 누구도 쉽게 깰 수 없는 살아있는 역사로 존재하고 있다.
‘회장님’ 송진우가 3000이닝 투구를 돌파하며 새로운 역사를 썼지만 독수리는 그에게 승리를 선물하지 못했다. 프로야구 한화이글스는 9일 대전한밭야구장에서 열린 두산베어스와의 시즌 3차전에서 마운드와 타선의 총체적 난조에 허덕이며 2-11로 패했다.
전날 두산에게 3-2 역전승을 일궈냈던 한화는 이날 패배로 3연전을 1승 1무 1패로 마무리하게 됐다.
김태균은 6회말 3경기 연속 홈런을 터뜨리며 홈런부문 단독 선두로 올라서 ‘다이너마이트’ 타선의 자존심을 살렸지만 추격의 발판을 마련하기엔 점수차가 너무 컸다.
진창현 기자 jch8010@cctoday.co.kr
동영상=허만진 영상기자 hmj1985@c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