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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진군은 우리 겨레의 얼이 담겨 내려온 500여 년 역사의 기지시줄다리기 축제를 올해부터 세계화의 원년으로 삼아 컨셉을 일신하고, 명품축제로 거듭나도록 변신을 꾀하고 있다.
9일부터 12일까지 열리는 기지시줄다리기축제 준비로 바쁜 일정을 보내는 민종기 군수를 만나 축제와 서해안 별미를 선보이는 실치축제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대담 = 천기영 서부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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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진군 기지시줄다리기축제가 9일 개막한다. 사진은 지난 2006년 기지시줄다리기 대제 행사 때 줄다리는 모습. 당진군청 제공 |
“유래에 관한 전설은 500여 년 전으로 올라가 재앙과 인명, 재산의 손실이 너무 컸고 각종 질병과 민심 동요 때문에 이런 재앙을 극복하기 위해 줄다리기가 시작된 것으로 압니다. 여기에 세월이 흐르면서 풍요를 기원하는 바람과 장사(상업)의 활성화를 염원하는 뜻이 더해져 충남도 지정문화재가 됐고, 1982년에 국가지정 중요무형문화재 제75호로 지정된 우리 겨레의 숨결이 깃든 소중한 전통 민속축제입니다. 더욱이 기시시줄다리기는 우리 농경문화에 연유한 축제의 진수로써 농민의 신명나는 드라마가 함축된 대한민국 축제라고 봅니다.”
-‘기지시줄다리기의 세계화’ 계획은 잘 진행되나요.
“줄다리기의 세계화 계획은 지난 2004년부터 시작됐습니다. 잘 알다시피 1차산업이 줄면서 3차산업으로 이동하고 그동안 계승돼 온 농경문화 가치관이나 정체성도 변화돼 바람직한 우리 것을 지키고 활성화시켜야 할 숙제를 껴안고 프로그램을 진행해 왔습니다. 또 송악지구 도시개발사업이 진행되면서 대안이 막혔던 기지시줄다리기를 일대 혁신해야 할 필요성이 절실해 결단하게 됐습니다. 앞으로 기지시줄다리기 축제는 윤년마다 열렸던 대제행사의 한계를 벗어나 해마다 성대하게 개최하고, 새로 조성된 시연장에서 무형문화재를 유형의 역동적인 문화로 보여줌으로써 민속문화 가치를 계승시키고, 한편으로는 체험요소를 부각시켜 관광자원화 할 전략입니다. 여기에는 관광시설인 줄다리기박물관, 민속시연장, 스포츠 줄다리기 경기장, 민속체험장, 민속공예품 판매장, 농악전수장, 야외 민속체험장뿐만 아니라 박물관과 줄 전시관 등을 묶어 3층 박물관 건물(사업비 104억 원)과 3만 3000여㎡의 경기장을 한데 모아 세계 줄다리기의 메카답게 한국민속 문화의 총체적인 요소를 총집합시킬 구상으로 콘텐츠 구축하고 있습니다.”
-과거 줄다리기 축제를 획기적으로 업그레이드 시킨다고 들었습니다.
“기지시줄다리기는 풍요 의식과 벽사 의식, 재앙방지·시장번영 기원의식 등 시대에 따라 다양한 진화를 해 왔는데 군에서 추진하는 축제의 방향 중 가장 큰 목표는 한국의 대표적인 전통민속축제를 지향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시대 변천에 따라 신앙에서 민속으로 탈바꿈된 무형문화재의 주변 환경을 보호할 수 있는 법은 한계가 있습니다. 그래서 당진군은 급변해 가는 기지시줄다리기의 주변여건을 적극 받아들여 시연장 조성사업을 추진하게 된 것입니다. 또 윤년마다 개최했던 줄다리기를 매년 개최하는 것은 고령화되고 있는 보존회에서 행사주기를 당김으로써 전승체계를 확고히 하려는 점에 있습니다. 그리고 스포츠 줄다리기를 도입하는 것은 기지시줄다리기의 줄이 너무 커서 외국에 나가 홍보를 할 수 없어 반대로 그들을 기지시로 불러들여 민속 줄다리기를 홍보하려는 것입니다. 스포츠 줄다리기는 전쟁에서 기원해 승패에 목적이 있고, 농경문화에서 출발한 기시시줄다리기는 화합과 풍요에 기원이 있습니다. 바로 기지시줄다리기 세계화는 인류의 화합을 공동 번영하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입니다.”
-줄다리기의 백미는 뭐니뭐니해도 용이 승천하는 줄 나가기와 비녀장 끼우기, 그리고 화합단결의 줄다리기인데 올해 축제 주제가 ‘용의 결혼’이라 기대가 큽니다.
“500여 년 간 전승돼 온 줄다리기에는 우리 한국인의 성정이 그대로 묻어 있는 게 아닐까요. 사람의 희로애락과 생로병사가 말이죠. 한 마디로 줄다리기는 전통 축제로써 장쾌하고 신명나는 드라마의 연출이라고 봅니다. 다리는 줄을 짚으로 한 달을 꼬아 암줄·숫줄을 만드는 제작부터, 길이 200m 줄의 무게가 40t에 이르러 혼자가 아닌 여러 공동체가 힘모아 암룡과 숫룡이 나가야 하니까요. 또 용이라 하면 우리는 매우 신성시 해온 영물인데, 용은 전통적으로 물을 관장하는 신이기에 줄을 끌면서 구름을 일으켜 비를 많이 내려달라는 제의의식이 담겨 있고, 줄 결합 때는 비녀장을 끼워 음양의 결합으로 다산과 풍요를 기원하는 인간의 성정이 담겨 있답니다. 또 줄을 다릴 때는 수상·수하 동네로 나눠 하는데 수하가 이기면 풍년이 들고, 수상이 이기면 지역에 재앙이 없어 편안해진다는 ‘시화연풍(時和年豊)’과 ‘국태민안(國泰民安)’이 담긴 전통 민속축제로 굿과 제의, 극적인 요소와 체험적 요소가 한데 동아리진 정체성이 가미돼 세계적인 축제로 거듭날 수 있는 최고의 장점입니다.”
-아시아 줄다리기대회도 축제기간에 개최되나요.
“물론입니다. 셋째날은 스포츠 줄다리기대회가 전국대회는 물론 세계인과 손잡고 아시아 5개국을 초청해 자웅을 겨룹니다. 또 직장 및 단체 줄다리기도 대동마당에서 열려 민속놀이 특성을 가늠해 볼 수 있는 볼거리이구요, 저마다 기량을 뽐내는 전국농악대회가 흥겨움을 줄 것입니다. 넷째날은 우리 민속 줄다리기인 기지시줄다리기 날로 줄을 이동해 함께 다리는 ‘빅 이벤트’가 연출될 것입니다.”
-당진의 자연산 실치맛의 소문이 자자한데요.
“장고항 실치축제 이야기군요. 실치는 봄철 4월에 잠깐 나왔다가 들어가는 별미로 미식가들한테 소문이 나 있습니다. 장고항은 수도권과 불과 1시간 거리밖에 안돼 봄철이면 이 실치회 때문에 관광객들이 북쩍인답니다. 바쁜 도시 생활인들이 토·일요일 놀토를 이용해서 가족단위나 친구끼리, 동료끼리 바람을 쏘이러 내려오는 당진에는 실치회뿐 아니라 간재미회, 바지락 등 자연산 웰빙식품이 많이 나오고 있지요. 우리 해안지역도 관광객을 위한 먹거리·볼거리 등을 체계적으로 갖춰 머물다 가도록 삽교호-한진-성구미-왜목-도비도-난지도 등에 인프라 시설 구축을 서두르고 있습니다.”
정리=손진동 기자 dong5797@c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