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상승과 경기침체로 인해 여행경비 부담이 커지면서 도내 고등학생들의 수학여행 불참이 늘고 있다.

지난 2007년 중국, 일본 등 해외로 수학여행을 떠났던 도내 일부 고등학교의 경우 지난해 비교적 해외보다 경비가 덜드는 남해안 등지로 수학여행 장소를 변경했지만 불참학생 수는 오히려 늘어나는 반대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돈 없다’ 수학여행 불참학생 수 증가

충청북도 교육청에 따르면 지난해 도내 83개 고등학교에서 수학여행 불참학생 수는 613명으로 지난 2007년 117명과 비교해 무려 496명이 증가했다.

특히 도내 83개 고등학교 중 56개 고등학교에서 수학여행 불참학생 수가 지난 2007년 보다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고 불참학생 수가 10명이 넘은 학교도 지난 2007년 5개 학교에서 지난해 27개 학교로 늘었다.

청주 A공업고등학교의 경우 지난 2007년 수학여행 불참학생 수가 단 한 명도 없었지만 지난해 무려 30명이 불참했고 충주 B공업고등학교도 청주 A공업고등학교와 마찬가지로 한 명도 없던 불참학생 수가 23명으로 늘었다.

청주 C농업고등학교도 역시 22명이 불참했다.

일반계 고등학교의 상황도 별반 다르지 않다.

청주 D고등학교는 지난 2007년 수학여행 불참학생 수가 단 한 명도 없었지만 지난해 17명으로 늘었고 충북 음성의 E고등학교도 D고등학교와 마찬가지로 한 명도 없던 불참학생 수가 19명으로 늘었다.

청주 H고등학교도 14명이 불참하는 등 도내 대부분 고등학교에서 수학여행 불참학생 수가 증가했다.

충청북도 교육청 관계자는 “고등학교 대부분의 수학여행지가 중국, 일본 등 해외가 아닌 제주도, 남해 등 국내가 주를 이루고 있지만 이마저도 여행경비의 부담을 느낀 부모들의 반대 등으로 학생들의 불참이 잇따른 것 같다”고 말했다.

◆경비 덜드는 지역으로 바꿔도 부담

일부 고등학교의 경우 지난 2007년 20만 원 이상의 경비가 드는 중국, 일본, 제주도 등의 수학여행지에서 지난해 비교적 경비 부담이 덜한 남해안과 동해안 등지로 수학여행지를 바꿨지만 불참학생 수는 오히려 늘어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지난 2007년 제주도로 수학여행을 가면서 1인 당 21만 원의 수학여행 경비를 거둬드린 제천 S산업고등학교의 경우 그해 불참학생 수는 단 한 명도 없었다.

하지만 지난해 제주도와 비교해 절반 수준의 경비가 드는 남해안 일대로 수학여행지를 변경하고 무려 17명의 학생이 수학여행을 가지 않았다.

청주 K고등학교도 지난 2007년 14만 3000원의 경비를 책정한 남도문화답사에서 13만 5000원의 경비가 든 거제도, 보길도 일대로 수학여행을 떠났지만 불참학생 수는 2명에서 7명으로 오히려 5명 늘었다.

고형석 기자 kohs@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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