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일 전남의 한 고택에서 20억 원 상당의 문화재 548점을 훔친 3인조 문화재 전문절도단이 대전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에 검거돼 조사를 받고 있다. 사진은 경찰 등 관계자들이 압수한 병풍과 고서 등 문화재에 대해 설명을 하고 있다. 신현종 기자 shj0000@cctoday.co.kr

☞동영상 cctoday.co.kr 허만진 영상기자

 
 
경비가 허술한 고택 등에서 문화재를 전문적으로 훔친 일당이 경찰에 검거됐다.

이들 중 일부는 전직 대통령 및 국방부 차관, 대기업 임원의 친인척 조상묘지 등에서도 석물을 훔친 것으로 알려져 문화재 절도의 심각성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대전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6일 전남의 한 고택에서 20억여 원 상당의 문화재 550여 점을 훔친 오 모(63) 씨 등 3명을 문화재보호법 위반 혐의로 구속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달 13일 오전 2시경 전남 영광군 영광읍 ‘신호준 가옥’에 몰래 들어가 병풍과 고서, 그림, 족보 등 문화재 548점(시가 20억여 원)을 훔친 혐의다.

1989년 전남 민속자료 제26호로 지정된 신호준 가옥은 지난 1400년 조선시대 사헌부 판서 신은만이 낙향해 거주하던 전통한옥으로 대지만 9900㎡에 가옥 11채로 구성돼 있다.

가옥에 이처럼 중요한 문화재적 자료가 쌓여 있었는 데도 경비는 허술했다.

경찰조사 결과 오 씨 등은 고택에서 경비를 서는 진돗개 2마리에 살충제가 섞인 고깃덩어리를 먹여 죽인 뒤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이 훔친 유물은 조선시대에 쓰인 한글소설 홍길동전 필사본을 비롯해 영월 신씨 문중의 노비 관련 자료가 들어 있는 노비안과 세금 출납자료인 치부문서, 조선후기 시대의 병풍 등이다.

이들은 일당인 강 모(54) 씨가 전주에서 운영하는 모 화랑에 훔친 문화재를 보관하면서 처분하려 했으나 경찰에 적발돼 미수에 그쳤다.

한편 충남 공주경찰서도 20억여 원 상당의 고미술품 55점을 빼앗거나 훔친 이 모(51) 씨 등 20명을 특수강절도 혐의로 구속하고 도난품을 사들인 박 모(46) 씨 등 5명을 불구속입건 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 씨 등 4명은 2002년 10월 충남 아산시 윤 모(55) 씨 집에 들어가 일가족 4명을 묶고 현금 300만 원과 2000만 원 상당의 탱화 등 고미술품을 빼앗은 혐의다.

또 김 모(47)씨 등은 2007년 11월 강원도 영월군 권 모(51·여) 씨 집 출입문을 절단한 뒤 침입, 민속품 등 3억 원 상당의 고미술품을 훔치는 등 전국을 돌며 모두 27차례에 걸쳐 55점(시가 20억 원 상당)의 문화재급 석물을 빼앗거나 훔치고 도난품을 사들인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이 훔친 유물에는 고려시대 ‘거북이석’ 등 문화재급 석탑 등도 포함돼 있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문화재급 유물을 아무런 경비장치가 없는 고택 등에 보관하다 이 같은 일이 벌어졌다”며 “귀중한 유품의 경우 박물관에 위탁보관하면 도난은 물론이고 보관도 손쉽게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공주=이성열·이성우 기자 scorpius75@cctoday.co.kr
Posted by 충투 기자단 :